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3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
을 갖고 양국이 21세기에도 세계경제를 주도해 갈 동반자 관계임을 재확인
했다.

두 정상은 통상 재무등 경제장관들과 함께 가진 이날 회담에서 아직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세계경제의 회복을 위해 일본이 경기회복과
시장개방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대북 안보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


<>일본경기대책 =미국정부는 막대한 대일무역적자를 들어 일본의 내수부양책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아시아와 세계경제가 회복되려면 우선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부치 총리도 필요시 추가 부양에 나설 것임을 밝히면서도 지금은 미국이
기다려줄 차례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올해 예산에 27조엔의 경기부양자금을 배정해놓은 상태다.

오부치총리 자신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0.5% 달성을 현재 국제사회
에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일본시장개방 =오부치 총리는 "일본이 금융을 중심으로 경제전반에 걸쳐
고통스런 구조개혁을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자랑이던 종신고용제마저 포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등 외국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돼 있던 일본의 통신 건설
의료및 투자환경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실시할 것임을
약속했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난을 받았던 일본전신전화(NTT)의 통신회선망 사용료에
대해서는 기준일을 소급해서 할인 적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택건설 때 미국산 목재가 사용될 수있도록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수년씩 걸리던 외국의약품및 의료장비의 승인기간도 일년이내로 단축
시키기로 했다.

이와함께 토지세인하나 토지용도의 규제완화등을 통해 외국의 직접투자가
보다 용이하게 이뤄질 수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안보문제 =미.일 양국은 북한 핵시설의혹이나 미사일개발 등의 문제
에의 포괄적인 대응을 위해 북한과 미국간의 협상에 한국과 일본 등 관계
당사국이 참여하는 4자협의의 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오부치 총리는 일본이 북한문제에 대한 직접 교섭창구를 갖지 못해 안전보장
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양국간 신방위조약으로 안보를 공고히하는 한편 일본의
주장대로 협의채널의 다변화가 필요함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