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반인 4학년은 요즘 "사학년"이라는 말을 친구나 선후배들로부터 흔히
듣게 된다.

가만히 있는데 계속 그런 말을 듣다 보니 내가 너무 천하태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4학년이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어딜 둘러봐도 갈 데가 없다.

물론 오라는 데도 없다.

갈데라고는 도서관이요, 가장 가까운 친구는 토익책이고 가장 정겨운 목소리
는 영어듣기 테이프다.

서로 "졸업후에 뭐하지"하며 한숨만 내쉰다.

하지만 이게 모두는 아니다.

아직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4학년은 많다.

불이 꺼지지 않는 실험실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지는 세미나실에서 결코
4학년이 "사학년"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흔들리지 않는 자기완성에의 꿈, 그 꿈을 향한 멈추지 않는 노력-.

대학을 너무 잘 알고, 자신을 너무 잘 아는 4학년이기에 해낼 수 있는 게
아닐까.

흔히 인생은 60부터, 야구는 9회말부터라고 한다.

여기에 대학생활은 4학년부터라고 하나 추가하고 싶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벼랑끝이 아니라 바다로 나가는 항구인 것이다.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4학년은 너무 이르지 않은가.

< 이인괄 중앙대 광고홍보학4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