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을 인수하는 HSBC(홍콩상하이은행그룹)는 금융감독위원회가 고용해
기업구조조정분야에 자문활동을 해온 외부자문그룹을 은행에서 철수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중은행도 다음달초 계약기간이 끝나는대로 외부자문그룹을 더이상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금감위 관계자는 "HSBC는 구조조정분야에서도 세계정상의 전문가와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자문그룹이 따로 필요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
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HSBC가 앞으로 금감위의 지시에따라 기업구조조정을 하는 다른 시중
은행과 달리 자체판단과 실력으로 구조조정에 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행의 외부자문그룹 대표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로 지난
2월 1일부터 자문활동을 해왔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감위와 PWC간 계약서에도 계약을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외부자문그룹 계약기간(6개월)이 다음달 8일로 끝나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외부자문그룹을 더이상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소규모로 축소해 일부만 쓰겠
다는 입장을 금감위에 밝혔다.

관계자는 "외부자문그룹을 당초 계획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까운 외화만
축냈다"며 "계약기간이 다되면 더이상 쓰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위는 세계은행(IBRD)이 계약연장을 "권장"하고 있다며 계약종료
를 선언하지 않고있어 은행들의 반발을 사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은 금감위의 강권에 못이겨 데려다 쓰고 있는 외부자문그룹이
5대그룹의 구조조정계획에 대한 자문 등 본업무에는 거의 손대지 못한채
노하우 전수라는 명목으로 교육활동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외부자문그룹은 정보유출문제를 둘러싸고 은행 기업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외부자문그룹에 대한 자문료는 은행별로 무려 2백만~4백만달러씩 총 1천
7백만달러에 달한다.

외부자문그룹은 회계법인 컨설팅업체 법무법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룹대표는 조흥은행이 로스차일드, 한빛은행이 쉬로더와 DTT, 제일은행이
아더 앤더슨, 외환은행이 ING베어링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