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이 O형인 아버지와 AB형인 어머니 사이에서 O형 딸이 태어나는
"ABO혈액형 돌연변이"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이정빈 교수는 28일 AB형인 주부 조모(서울 관악구)
씨와 O형인 조씨의 남편, O형인 초등학교 1학년 딸의 혈액 유전자 배열을
정밀조사한 결과, O형인 아이가 조씨부부의 친자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려진 혈액형 의학지식으로는 부부중 한쪽이 AB형인 경우 O형 자식
은 태어날 수 없다.

조씨 부부의 경우 "A형(AO)"이나 "B형(BO)"이 태어나야 정상이다.

이 교수는 "조씨 부부의 혈액 유전자가 딸한테 전해지는 조합과정에서 어떤
이유에 의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사례는 "ABO혈액형 돌이변이"로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
이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말 서울 모병원으로부터 조씨 부부와 딸의 유전자검사를
통해 친자확인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30여가지의 유전자 검사법으로 조씨
부부와 아이의 혈액유전자를 조사했다.

이 교수는 "조사결과 조씨 부부와 딸의 유전자 크기가 거의 일치해
친자관계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제 의학계에서는 지난해말 일본 오사카 의과대 법의학교실이 4명의
일본인한테서 이런 유전자조합이 변형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조씨부부의 돌연변이 원인을 밝혀내는 대로 이번 사례를 학술논문
으로 정리해 보고할 계획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