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16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정책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최근 정책위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민생및 복지
증진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나라당도 구여권의 탄탄한 인력을 바탕으로 19개 정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예비 내각"의 기능을 수행케 하는 등 정책에 대한 관심을 부쩍 높이고 있다.

여야의 이같은 움직임은 정치권이 민생은 외면한채 정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이와함께 16대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정책대안제시가
절대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도 하다.

<> 국민회의 =김영배 총재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한 이후 3명의 정책조정
위원장을 모두 교체하면서 업무 역시 대대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우선 정책위 산하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는 "정책기획팀"을 신설, 상임위
소속 위원들과 원활한 협조 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기획팀은 각종 정책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정부와 개별 의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국민회의는 또 지금까지 정책위 운영의 근간을 이뤄 왔던 "정책기획단"
구성을 지양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외부 전문가의 "머리"를 빌려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외부전문가들은 3~6개월 정도 운영되는 정책기획단에 한시적으로
참여, 의견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접 당정협의에 참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모색하고 있다.

또 당정간 원활한 의견조율이 이뤄지도록 공무원 파견제와 전문위원의
부처 파견제 등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철 정책위의장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3~6개월간 한시적인
교환근무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실무선에서 적극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당직자는 "전문위원의 행정경험이 떨어져 여여공조, 당정 조율
등에 문제가 많았다"며 "정책부문에 대한 대책 마련이 당 차원에서 심각히
논의되고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 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28일 당무회의에서 정책기능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박 총재는 외환관리 및 대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이제부터는 중소기업 및 서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련을 명실상부한 "경제 살리기"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책위는 이를 위해 정책위 조직과는 별도로 "경제정책 기획평가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차수명 정책위의장은 "기획평가단은 정책위의 한 산하조직으로 서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민생 및 복지 증진 정책방안 마련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석전문위원 및 정책기획전문위원을 새로 영입, 정책조정실장과 함께
기획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자민련은 이와함께 박 총재를 앞세워 실물경제를 챙길 계획이다.

먼저 부실기업 회생 지원을 위한 성업공사법이 최근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부도위기 직전에서 회생한 기업을 방문, 간담회를 갖고 이들의 애로와
노하우를 챙기면서 구체적인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다음달초에는 당 차원에서 최근 비리의 온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농.수.축협동조합 개혁 공청회를 개최, 대안도 제시키로 했다.

<> 한나라당 =이달초 정책위의장 산하에 19개 정책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정책기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책위원회는 "예비 내각"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한 인맥으로 포진돼 있다.

각 위원회는 장관을 지낸 현역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상임위 소속 의원 및
국책 자문위원 등 총 20~30명이 구성맴버다.

정책위 고위 관계자는 "이제 한나라당은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만 하는
전통적인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면서 "위원회및 정책위를 중심으로 정부정책
의 난맥상을 꼬집고 올바른 정책대안을 제시, 당의 이미지를 제고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 시의적절한 정책을 제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이 국가채무의 산출기준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면서 국가채무
관리 전담기구운영을 제안한 것도 태스크포스팀의 작품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책위는 다음달초 이회창 총재주재로 19개 위원회및 외국인 교수 등이
참가한 가운데 경제, 정치, 사회문화 등 3개분야에 걸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 김형배 기자 khb@ 김남국 기자 nkkim@ >

[ 여야 정책기능 강화방안 ]

<> 국민회의

- 정책기획팀 신설(외부전문가 영입)
- 행정부처와 한시적 교환근무제 검토

<> 자민련

- 경제정책 기획평가단 신설(민생 및 복지증진 초점)
- 정책기획전문위원 영입 확대

<> 한나라당

- 19개 정책위원회 출범(예비내각 형식)
- 사안별 태스크포스팀 운영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