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아파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싼 값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가입하면
십중팔구 후회하는 애물단지"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단적인 예가 지난 2월말 선보인 서울 영등포 대우드림타운.

신규 분양시장 청약열기를 촉발한 이 조합아파트는 대형사 시공, 2천3백가구
의 대단지, 파격적인 분양가(평당 4백40만원)란 매력적인 조건에 힘입어
반나절만에 청약이 끝났다.

계약 직후 웃돈이 1천5백만원까지 붙었다.

그러나 1주일도 안돼 프리미엄이 5백만원 밑으로 떨어지고 거래가 안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초기투자 비용이 과중하고 사업지연.

추가사업비 부담 우려가 높다는 단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합아파트에 대한 찬반론이 팽팽히 맞서자 고민하는 수요자들이
많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 조합원을 모집중인 곳이 20여곳에 달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다.

조합아파트의 허와 실을 집중 분석해 본다.

<> 경계론

조합아파트는 사업특성상 일반분양 아파트와 달리 단점이 많다.

우선 주택공제조합의 분양보증 대상이 아니다.

시공사가 부도나면 공사가 장기 지연되거나 분양대금을 돌려받지 못할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용인지역은 지난 96,97년 조합아파트 건립사업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다.

10여개 조합이 1만여가구의 조합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사업이 제대로 진행중인 곳은 한두개에 불과하다.

경향 대진 동성종합건설 등 시행사 대부분이 부도났거나 화의신청중이어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중 일부는 시공사를 대형 건설업체로 교체(경향 길훈)해 사업을 다시
추진중이지만 나머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심지어 조합원 모집을 대행하던 회사가 부도를 내고 잠적한 경우도 있다.

행정절차상 지자체에서 사업승인을 받기 전에 조합원을 모집하는 특성때문에
돌발변수가 많은 점도 문제다.

인허가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공기지연은 물론 용적률 조정, 인입비(도로
상수도 가설비용), 기부채납 등으로 추가사업비 부담이 생기는게 통례다.

대형업체가 건립중인 2000년10월 입주할 평촌 D아파트 경우 공사기간은
5년, 금융비용을 포함한 추가부담은 2천만원에 이른다.

사업승인 과정에서 용적률이 줄어들고 기부채납 비용이 추가됐기 때문.

일반 분양아파트를 청약했을 때에 비해 2년이상 늦게 입주하며 시세차익은
기대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조합원의 초기투자 비용도 많다.

총분양가의 40~50%를 차지하는 토지대금을 1년안에 납부해야 한다.

분양가가 싸다고 하지만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 아니다.

심지어 각종 편법을 동원해 실질적으로 분양가를 높이는 곳도 있다.

업체가 주장하는 가격에 옵션 사업추진비 등을 합하면 실제 분양가가
15%이상 높아진다.

게다가 분양권 전매도 쉽지 않다.

계약 즉시 분양권을 사고 팔도록 법적으론 허용됐으나 대부분 주택조합들은
땅대금을 완납해야 명의변경을 해주고 있다.

자칫 사업추진비만 떼일 가능성이 높다.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전재산을 걸고 투자하기엔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반대론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