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낚시회"는 지난 85년 3월 창립됐다.

어느새 만 14년이 넘는 연륜을 쌓은 것이다.

대한항공의 객실부로서는 최초의 친목단체였다.

회원들의 회사 업무는 그야말로 시공을 넘나드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회사들의 동호인 모임처럼 자주 모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회원간의 끈끈한 마음만큼은 다른 어느 모임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기 출조로는 우선 봄과 가을의 민물과 바다낚시를 들 수 있다.

가끔씩은 회원의 가족들도 동반, 남편이나 아내 또는 부모와 떨어져 지내던
자녀들이 함께 즐기기도 한다.

우리 회원들에게 있어서 휴식시간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웃집 또는 이웃도시가 아닌 머나먼 외국을 넘나 들며 기상승무, 더구나
객실승무를 하고 난 뒤의 "내시간"은 소중하기 이를데 없다.

그 소중한 휴식시간을 모임에 할애하는 회원들에게 총무를 맡고 있는
필자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참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편을 탔다가 귀국하자마자 모임에 참가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면
안스럽게까지 느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우리 모임의 자랑가운데 하나는 "자연보호 활동"이다.

우리는 출조할 때마다 자연보호 캠페인을 벌인다.

집행부에서는 쓰레기봉투를 마련, 회원들에게 나눠 줘 돌아올 땐 휴지 한장
남기지 않는다.

물론 남들도 다 하는 일이지만 굳이 소개하는 것은 "완벽"에 가까운
자연보호활동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흔히 "창공이라는 완벽한 자연을 늘 접하면서 왜 다시 자연을
찾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바라보는 하늘이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지치게
된다.

하물며 근무하면서 늘 보게 되는 하늘은 생각처럼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탁 트인 한적한 물가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다가 맞게 되는 일출 또는
일몰의 아름다움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다.

내달에는 "우럭낚시"라는 특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땐 회원들은 물론 모든 승무원, 나아가 원하는 경우 고객들까지 초청할
계획이다.

동호인 모임이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일조한다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회원들의 부지런함과 또 낚시에 대한 열정은 임직원들에게
본보기가 되었다고 자신한다.

오늘도 드리운 낚시대에 전해져 오는 물고기의 퍼덕임이 느껴진다.

최성수 < 대한항공 선임 사무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