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초소형 로봇' 몸속 항해하며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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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잘못돼 사경을 헤매는 환자가 있다. 뇌수술로는 치료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의사는 환자의 몸속에 세균크기만한 작은 잠수함을 주사를
통해 집어넣는다. 환자의 몸안에 주입된 잠수정은 혈관을 타고 뇌 속으로
들어가 미리 준비해온 레이저광선으로 환부를 말끔히 치료한다. 잠수정은
임무를 마친 뒤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타고 몸 밖으로 나온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소설 "환상의 항해"에 나오는 줄거리이다.
이 소설은 "인너 스페이스(Inner Space)"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21세기에는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이같은 일들이 실제 생활속에서
벌어진다.
사람의 혈관속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마이크로카메라나 원자로를
둘러싼 냉각용 튜브 속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면서 수리하는 마이크로로봇이
등장한다.
모래알보다 작은 기계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는 기계의 새로운 혁명으로 불리는 "마이크로 머신" 기술에 의해 가능
하다.
마이크로 머신이란 미세하고 복잡한 작업을 위해 반도체공정기술과 기계적
인 가공기술을 조합해 수 마이크로미터(1백만분의 1m)에서부터 수 밀리미터
(mm) 크기에 이르는 초소형 구조물이나 소자 등을 제작하고 이를 시스템화
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머신 기술이 21세기 초에 상용화돼 기존의 기술체계를
뒤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윤경구 박사는 "마이크로 머신 기술은 대표적인 미래기술의
하나로 일상생활에 쓰일 경우 기술및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마이크로 머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수억달러씩
엄청난 예산을 쏟아붇고 있다.
국내에서도 선도기술개발과제(G7 프로젝트)의 하나로 초소형정밀기계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중이다.
<> 어디에 쓰이나 =마이크로 머신은 소형이면서 고도의 정밀도가 필요한
각종 정보통신 기기나 정밀기기, 미세수술, 인공장기, 진단및 치료용 의료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이 가운데 마이크로 머신의 위력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환상의 항해"에 등장하는 잠수함처럼 혈관속을 돌아다니며 종양 부위에
투약하거나 막힌 동맥을 넓혀 주는 지능형 알약(마이크로 캡슐) 개발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마이크로 펌프를 가진 화학센서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해 혈당이
오르기 시작할때 피속에 인슐린을 떨어뜨려 주는가 하면 암 환자의 몸속
종양 부위에 정확하게 치료약을 집중적으로 살포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및 정밀기기 분야에서는 컴퓨터의 기억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차세대 DNA칩, 광통신용 마이크로 커넥터 장비, 반도체의 실리콘 웨이퍼
표면에 가하는 미세한 에칭기술등이 마이크로 머신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밖에 항공기및 자동차 등에 쓰이는 마이크로 센서, 원전시설내의 구경
10mm 이하의 미세관을 이동하면서 이상 유무를 감지해 위치를 알려주는
마이크로 캡슐 등도 이런 예이다.
<> 선진국 개발 현황 =현재 마이크로 머신 기술은 미국과 일본이 선두를
다투고 있다.
미국이 주로 실리콘을 이용해 센서 등을 집적화시키는 쪽에 주안점을 두는데
비해 일본은 금속재료를 사용한 초소형 기계가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 머신분야에 널리 알려진 초소형 정밀기계(MEMS)라는 용어는
미국이 처음 만들어냈다.
미국은 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 분야 연구를 시작해 80년대 후반들어
초소형 센서나 표면 미세가공 기술등을 상용화시켰다.
예컨대 의료용 미세 약물주입장치, 마이크로 엔진을 만드는데 쓰이는 전동
장치, 군수 정찰용으로 활용되는 미세 비행체 등이 이미 개발된 상태이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10년간 2억2천5백만달러를 투입해 수
밀리미터(mm) 크기의 초소형 공작용 정밀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 국내 개발 현황 =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MEMS 기술이 국내로 소개
되면서 본격 연구가 시작됐다.
현재 과기부와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 한국과학기술
연구원(KIST), 기계연구원, 삼성전자 등의 참여속에 초소형정밀기계기술이
국가 프로젝트로 개발되고 있다.
크게 자동차 의료 정보기기분야로 나뉘어 개발이 진행중이다.
그동안 구경 0.5cm 크기의 마이크로 내시경과 자동차용 압력및 가속도
센서, 잉크젯 프린터용 헤드 등을 개발했다.
KIST 주병권 박사(정보재료.소자연구센터)는 "마이크로 머신으로 파생되는
세계시장 규모가 2010년께 연간 10조원에 이를 전망이어서 선진국에서는
연간 수억달러씩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도 마이크로 머신
기술 개발에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
심각한 상황이다. 의사는 환자의 몸속에 세균크기만한 작은 잠수함을 주사를
통해 집어넣는다. 환자의 몸안에 주입된 잠수정은 혈관을 타고 뇌 속으로
들어가 미리 준비해온 레이저광선으로 환부를 말끔히 치료한다. 잠수정은
임무를 마친 뒤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타고 몸 밖으로 나온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공상과학소설 "환상의 항해"에 나오는 줄거리이다.
이 소설은 "인너 스페이스(Inner Space)"란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21세기에는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이같은 일들이 실제 생활속에서
벌어진다.
사람의 혈관속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마이크로카메라나 원자로를
둘러싼 냉각용 튜브 속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면서 수리하는 마이크로로봇이
등장한다.
모래알보다 작은 기계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는 기계의 새로운 혁명으로 불리는 "마이크로 머신" 기술에 의해 가능
하다.
마이크로 머신이란 미세하고 복잡한 작업을 위해 반도체공정기술과 기계적
인 가공기술을 조합해 수 마이크로미터(1백만분의 1m)에서부터 수 밀리미터
(mm) 크기에 이르는 초소형 구조물이나 소자 등을 제작하고 이를 시스템화
하는 기술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머신 기술이 21세기 초에 상용화돼 기존의 기술체계를
뒤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윤경구 박사는 "마이크로 머신 기술은 대표적인 미래기술의
하나로 일상생활에 쓰일 경우 기술및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마이크로 머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수억달러씩
엄청난 예산을 쏟아붇고 있다.
국내에서도 선도기술개발과제(G7 프로젝트)의 하나로 초소형정밀기계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중이다.
<> 어디에 쓰이나 =마이크로 머신은 소형이면서 고도의 정밀도가 필요한
각종 정보통신 기기나 정밀기기, 미세수술, 인공장기, 진단및 치료용 의료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이 가운데 마이크로 머신의 위력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환상의 항해"에 등장하는 잠수함처럼 혈관속을 돌아다니며 종양 부위에
투약하거나 막힌 동맥을 넓혀 주는 지능형 알약(마이크로 캡슐) 개발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마이크로 펌프를 가진 화학센서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해 혈당이
오르기 시작할때 피속에 인슐린을 떨어뜨려 주는가 하면 암 환자의 몸속
종양 부위에 정확하게 치료약을 집중적으로 살포하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정보통신및 정밀기기 분야에서는 컴퓨터의 기억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차세대 DNA칩, 광통신용 마이크로 커넥터 장비, 반도체의 실리콘 웨이퍼
표면에 가하는 미세한 에칭기술등이 마이크로 머신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밖에 항공기및 자동차 등에 쓰이는 마이크로 센서, 원전시설내의 구경
10mm 이하의 미세관을 이동하면서 이상 유무를 감지해 위치를 알려주는
마이크로 캡슐 등도 이런 예이다.
<> 선진국 개발 현황 =현재 마이크로 머신 기술은 미국과 일본이 선두를
다투고 있다.
미국이 주로 실리콘을 이용해 센서 등을 집적화시키는 쪽에 주안점을 두는데
비해 일본은 금속재료를 사용한 초소형 기계가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 머신분야에 널리 알려진 초소형 정밀기계(MEMS)라는 용어는
미국이 처음 만들어냈다.
미국은 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 분야 연구를 시작해 80년대 후반들어
초소형 센서나 표면 미세가공 기술등을 상용화시켰다.
예컨대 의료용 미세 약물주입장치, 마이크로 엔진을 만드는데 쓰이는 전동
장치, 군수 정찰용으로 활용되는 미세 비행체 등이 이미 개발된 상태이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10년간 2억2천5백만달러를 투입해 수
밀리미터(mm) 크기의 초소형 공작용 정밀기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 국내 개발 현황 =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MEMS 기술이 국내로 소개
되면서 본격 연구가 시작됐다.
현재 과기부와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 한국과학기술
연구원(KIST), 기계연구원, 삼성전자 등의 참여속에 초소형정밀기계기술이
국가 프로젝트로 개발되고 있다.
크게 자동차 의료 정보기기분야로 나뉘어 개발이 진행중이다.
그동안 구경 0.5cm 크기의 마이크로 내시경과 자동차용 압력및 가속도
센서, 잉크젯 프린터용 헤드 등을 개발했다.
KIST 주병권 박사(정보재료.소자연구센터)는 "마이크로 머신으로 파생되는
세계시장 규모가 2010년께 연간 10조원에 이를 전망이어서 선진국에서는
연간 수억달러씩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도 마이크로 머신
기술 개발에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