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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여왕 방한] 통합과 유대의 상징..'내가 본 영국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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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진 < 전 주영대사 >

    필자는 외국인으로선 유달리 여왕을 뵐 기회가 많았던 편이다.

    주영대사로 재직할 땐 여왕이 주최하는 행사나 한국기업의 공장 준공식 등
    여러차례 여왕을 뵐 기회가 있었고 버킹엄궁에서 독대 알현한 적도 네번이나
    있었다.

    60년대 말에 처음 뵈었을 때와 비교해볼 때 여왕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연륜은 해를 거듭할수록 쌓여가는 듯 하지만 온화한 미소와 말투는 30년전
    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올해 만 73세의 여왕은 잔잔한 미소와 친근한 말투가 특징이다.

    사실 영국여왕의 지위는 대영제국의 군주이면서 동시에 전세계 50여개국이
    넘는 영연방 국가들의 구심점이다.

    여왕을 알현하는 경우는 대화 상대자가 지레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왕은 언제나 상대를 편하게 해준다.

    인자한 할머니처럼 푸근한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96년 신임장 제정때 "60년대와 80년대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느냐"고
    묻길래 "눈에 보이는 것은 달라진 게 많지만 여왕을 뵐때마다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느낌만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더니 여왕이 파안대소한
    적이 있다.

    이날은 여왕의 웃음소리가 세번이나 방밖으로까지 들려 주위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그렇게 유쾌하게 웃었느냐고 궁금해했다.

    여왕과의 대화는 가족 관계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화제가 대부분이다.

    다만 필자의 경우엔 여왕이 북한 굶주림의 참상 등에 대해 관심을 보여
    자연스럽게 북한 정세나 한반도 사정에 대해 설명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말 이임 인사차 들렸을 때는 방한을 앞두고 있던 터라 한국의 전반적
    사정에 관련된 질문도 많았다.

    이 때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국민들의 의지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여왕은 버킹엄궁에서도 평복차림으로 지낸다.

    부군 에든버러 공작에 대해서도 공식 직함으로 칭하지않고 서민적으로
    "내남편(my husband)"이라고 부르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여왕은 정치적 의미를 담은 국가원수라기 보다는 국민통합과 영연방 유대의
    상징이다.

    모든 영국 국민들의 절대적인 신망과 영 연방을 위시한 세계 모든 나라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더욱 더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친근한 왕실의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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