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부시스트리트에 자리 잡은 사이버 증권거래업체인
"미스터스톡(MR.STOCK)".

이 회사 사무실 중앙에는 "인터넷은 블랙홀이다(Internet, The Blackhole)"
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블랙홀과 같은 엄청난 흡입력으로 기존 증권거래 비즈니스를 사이버 공간
으로 빨아들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미스터스톡은 1백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직원
20명만으로 그 일에 도전하고 있다.

미스터스톡은 현재 미국에서 영업중인 1백여개 사이버 증권사중 10위권에
랭크된 "알짜" 회사다.

지난 93년 평범한 옵션거래 전문 브로커로 출발했다.

이 회사가 금융업계에서 갑자기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초부터다.

인터넷을 통해 주식 옵션 선물 등을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것.

작년 4.4분기중 이 회사의 하루 평균 주식거래량은 약 2백만주, 옵션거래는
5만3천계약에 달했다.

이는 3.4분기에 비해 약 2배나 늘어난 규모다.

작년 4.4분기 미국 전체 인터넷주식 거래 증가율이 20%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스터스톡의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이 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 브랜트 휴스턴 부사장은 "아직 기업공개를 하지
않아 정확한 매출액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터넷비즈니스 평가 회사인 고메즈사로 부터 "가장
안정적이고 성장 전망이 밝은"사이버 증권사로 꼽히기도 했다.

미스터스톡의 가장 큰 수익원은 거래수수료다.

주식 5천주이하 거래에 대해서는 건당 14.95달러가 부과된다.

옵션거래에 대해서는 주문시 19.95달러의 기본료에 계약당 1.75달러가
추가된다.

이는 일반 증권회사의 겨우 10~15%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 분야 수입이 전체 매출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다른 수입원은 예탁금 대출이다.

이 회사는 고객이 주식을 살 때 매입비용의 50%를 빌려준다.

고객이 매입할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꿔와 이를 다시 고객에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이 때 은행 차입금리와 고객 대출 금리에 최고 2%포인트의 금리차를 둔다.

예를들면 은행에서 6.5%에 빌려와 고객에게 8.5% 금리로 대출해 주는
식이다.

휴스턴 부사장은 "주식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이 분야 수익이 짭짤하다"고
말한다.

일단 고객을 많이 끌어모은 뒤 이를 바탕으로 파생 사업을 벌인다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이 회사가 일반 증권회사보다 턱없이 낮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거래비용 절감에 있다.

하루 2백만주에 달하는 거래 주문은 모두 컴퓨터로 처리된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자동적으로 증권거래소로 넘겨진다.

직원이 하는 일이라고는 인터넷을 통해 접수되는 신규 고객의 등록 처리에
불과하다.

인건비 지점운영비 등 기존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고정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영업방식은 이트레이드 찰스슈왑 다텍온라인 등의 다른
사이버 증권거래업체와 다를게 없다.

미스터스톡이 다른 곳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요인은 다른데 있다.

우선 시스템의 안정성이다.

인터넷주식거래 투자가들의 가장 큰 관심은 "돈을 투자해서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에 있다.

특히 최근 이트레이드 찰스슈압 등의 전산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시스템
안정성은 사이버 증권사 선택의 최우선 기준이 됐다.

미스터스톡은 이를 감안해 무리하게 가입자를 확대하지 않는다.

미국 인터넷 주식거래 투자가의 한달 평균 거래건수는 약 20건.

그러나 미스터스톡은 이를 7건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한달 평균 거래건수가 7건을 넘으면 가입자 유치 광고를 줄이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조절한다.

가입자 유치 광고는 시스템 용량을 증가시킨 뒤 재개된다.

미스터스톡은 거래량 면에서는 10위선에 머물고 있으나 시스템 안정성
평가에서는 3위에 올랐다.

휴스턴 부사장은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가입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점은 맞춤식 투자정보에 있다.

미스터스톡은 홈페이지(www.mrstock.com)를 통해 각종 투자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로이터마켓 젝리서치 등의 투자자문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를 고스란히 볼수
있다.

특히 회원 만을 대상으로 한 투자정보 코너로 들어가면 기존 투자자문업체의
정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미스터스톡은 회원의 자산 분산투자(포트폴리오)에 맞는 정보를 개별적으로
제공한다.

A와 B의 주식을 갖고 있는 회원에게는 그와 관련된 주식 정보가 전자메일로
전달된다.

3백개 종목까지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해 계좌의 자산내역, 거래 상황, 보유주식의 주가 등을 검색
하는건 기본이다.

외형보다는 내실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 성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 샌프란시스코=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