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링머신 1대에서 수출 첨병으로"

대진산업(대표 이창석)은 스위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내수위주의 동종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여파로 신음하는
동안 이 회사는 7백5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올해엔 지난해보다 30%이상 늘어난 1천만달러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총매출액도 지난해 1백억원을 처음 돌파한데 이어 올해엔 1백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대진산업은 지난 89년 4월 대진정밀이란 개인
기업으로 출발했다.

설립멤버는 현장 엔지니어출신의 이창규 창석 창남씨등 3형제.

중소기업에서 전자금형과 기계가공수리를 담당했던 이들은 남부럽지 않은
형제회사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출범 당시 사장은 맏이인 창규씨가 맡았다.

돈 한푼없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력만 믿었다.

설비라곤 달랑 밀링머신 1대가 전부였다.

스위치의 프레스금형을 떠주고 관련업체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소하는게
주업이었다.

당연히 내수위주의 영업에 머물렀다.

처음 3년간은 악천고투의 연속이었다.

거래처로부터 계속 부도를 맞아 결국 폐업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3형제는 변신을 결심했다.

금형업체만으론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 제조업체로 나서기로 한것.

이때부터 선진국 제품을 모방하면서 스위치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판매도 국내보다는 해외에 치중했다.

국내 시장규모가 작은데다 군소업체가 난립해 영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점차 바어어의 주문이 들어오고 영업력도 늘어나자 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창석 사장은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길은 기술력과 신뢰밖엔
없었다"며 "시각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안전한 제품을
설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어의 요구를 생산과정에 즉각 반영할수 있는 다품종소량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납기를 맞추는데도 전력을 기울였다.

바이어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3형제가 해외를 안방처럼 드나들었다.

수출지역도 홍콩 중국 필리핀등 동남아 위주에서 일본 인도 싱가포르등으로
확대됐다.

수출에 힘입어 매출규모가 커지면서 이 회사는 지난 95년 법인으로 전환
했다.

회사이름도 대진산업으로 바꿨다.

지난 97년말엔 동남아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칭다오에 현지법인
(후유사)과 조립공장을 설립했다.

동시에 가정과 전자산업용 외에 도어록 자동차스위치등 아이템을 다양화
했다.

현재 생산품목은 80여종.

스위치제조업체로선 보기 드물게 금형에서부터 부품 완제품까지 일괄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선 부품생산과 영업 품질관리등을 책임지고 국내외에 판매되는
완제품은 모두 중국 현지공장에서 조립생산하고 있다.

지난해말엔 창규씨가 별도의 스위치제조업체(일영하이테크)를 차리면서
창석씨가 대표이사를 이어받았다.

이 회사는 최근 수출무대를 유럽과 미국시장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품질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를위해 품질관리부를 신설하고 독일의 튀브튀링겐으로부터 ISO9002인증도
받았다.

이곳에선 바이어로부터의 연간 클레임건수와 불량률을 통계적으로 분석,
제품개발과 공정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 결과 불량률이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창석 사장은 "앞으로 품질만족경영이 기업성패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
이라며 "불량이 발생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 업체도 직접 방문해 애프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032)683-4884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