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는 예향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진도에서 시서화창을 논하지말라는 얘기까지 있다.

그만큼 예술이 진도인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특징을 가장 잘보여주는 곳이 바로 의신면 사천리에 있는 운림산방
이다.

운림산방은 조선말 남화의 대가 소치 허련(허유라고도 함)이 말년에
기거하던 화실이다.

소치는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에게 서화수업을 받아 시서화에 두루
능하였던 조선 후기의 대표적 화가다.

소치의 뒤를 이어 미산 허형, 남농 허건에 이르기까지 허씨집안 3대 모두
이 운림산방에서 남화의 맥을 이어왔다.

또 의제 허백련이 처음으로 그림을 익힌 곳이기도 하다.

운림산방 앞에 있는 연못은 한면이 35m가량되며 그 중심에는 자연석으로
쌓아 만든 둥근 섬이 있다.

이 섬은 팽나무 검팽나무 동백나무 등으로 둘러싸여 그윽한 정취가
묻어나온다.

소치기념관에는 허련의 작품과 허영 허건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산방 바로 옆에는 허련의 생가가 그대로 복원돼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