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달러 이상의 모든 외환거래를 감시한다"

오늘(1일)부터 외환거래자유화가 실시되면서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한은에 설치된 외환전산망은 앞으로 개인 외국인 기업 등이 은행에서 외화
를 사고 판 모든 정보를 넘겨 받아 관찰하는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외환거래 감시센터가 가동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외환거래자유화에 따른 급격한 외화유출입에 대비해 두가지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그 첫째가 한은의 외환전산망이다.

우선 은행들은 매일 개인들의 환전실적이나 기업들과의 외환거래 내용을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외환전산망을 통해 한은에 보고해야 한다.

1천달러 미만의 환전 등은 총액수만, 1천달러 이상 거래는 누가 거래했는지
까지 밝혀 건별로 보고한다.

물론 외국인이 외화를 갖고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도 건별로 보고된다.

한은은 앉아서 외환시장에서의 거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2만달러를 초과해 원화로 환전한 거래는 국세청에 통보해
세무자료로 활용토록 할 예정이다.

또 외환전산망은 증권전산망과 선물거래전산망과도 연결된다.

따라서 외국인의 주식투자 동향과 선물거래 정보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한은은 여기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거액거래가 이뤄지거나 외환시장에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즉각 비상감시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다만 외환전산망은 아직 외환관련 각종 통계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은 완비되지 않아 좀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가 구축한 두번째 모니터링 체제는 31일 발족한 국제금융센터.

한국금융연구원 부설로 설립된 이 센터는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정보병
역할을 맡게 된다.

뉴욕 런던 홍콩 등 국제금융시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에 전달함으로써
외환정책이나 전략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외환전산망이 국내 외환시장의 동향을 체크하는 "관제탑"이라면 국제금융
센터는 해외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는 "조기경보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환전산망과 국제금융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급격한
외화유출입 등으로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것 등은 상당히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