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증권거래소들이 기업공개를 추진중이다.

지난 2백여년간 지속된 회원제 경영방식을 주식회사 체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제2위 거래소인 나스닥과 서부지역의
퍼시픽증권거래소가 경영혁신 방안의 하나로 기업공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작년 나스닥에 인수된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와 필라델피아거래소도
나스닥에 이어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가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자금 확보에 있다.

기존 회원들에게 회비상당액에 해당하는 주식을 나누어 주고 추가로 신주를
발행, 운영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나스닥의 경우 앞으로 3년동안 전산거래시스템 보완작업에 2억1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현재 가용 자금이 1억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거래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도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이유다.

미국 거래소들은 그동안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어왔고 이에따라 경쟁 논리
가 배제되는 등 경영상 문제가 지적되어왔다.

기업공시 부진, 거래의 공정성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주식공개는 거래소 운영에도 수익성 개념을 도입케 함으로써 이같은 문제점
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퍼시픽거래소의 데일 칼슨 부사장은 "지금으로서는 증권거래소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단이 없다"며 "주가 등락을 통해 거래소의 경쟁력을 가늠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증권거래소를 주식회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호주와 스웨덴 뿐이다.

호주의 경우 지난해 주식회사로 전환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호주증권거래소 주가는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올들어 무려 74%나 뛰고 있다.

알프레드 버클리 나스닥사장은 "미국 증시 여건은 호주보다 뛰어나다"며
"이를 감안할 때 미국 증권거래소의 주식회사 전환은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공식적으로는 주식회사 전
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NYSE 역시 이사회에서 주식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증권거래소의 주식회사 전환 움직임은 곧 구체화될 전망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