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흐름에 따라 기억이 아스라이 사라질 때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옛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마음
좋은 사람들"이다.

그래선지 우리은행 사진동호회원들은 모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선 남모르는 노력을
기울여야 훌륭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우리 회원들은 한장의 사진을 찍듯,업무에서도 정성을 들여 최선을 다한다.

더욱이 사진을 찍는데는 날카롭고도 섬세한 센스와 관찰력이 필요하다.

또 예술적 창조력이 더해져야 제대로 된 사진이 탄생된다.

요즘처럼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창조력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수출입은행 사진동호인회(이하 수사동)"는 수출입은행의 발자취와 비슷한
연륜을 갖고 있다.

여의도사옥으로 옮겨오기전 대우센터빌딩시절부터 꾸준히 활동해 왔다.

봄철에는 연녹색의 새싹과 연분홍의 배꽃을 찾아 과수원을 찾는다.

여름에는 흰 파도와 구름이 좋은 바닷가로, 가을에는 노랗고 빨간 단풍이
좋은 산정호수로 간다.

겨울에는 하얀 눈이 덮이고 주위가 적막해진 산사를 찾아 촬영한다.

참가인원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우리는 철따라 색따라 자연따라 떠난다.

적게는 4명이 간 행사도 있었고, 45인승 버스를 가득 채운 가족동반 행사도
있었다.

작년 12월엔 겨울바람에도 불구하고 초겨울 갈대를 찍기 위한 야외촬영
행사를 가졌다.

차가운 날씨탓에 평소보다 적은 15명 안팎의 인원들이 연안부두에서 덕적도
행 젯트포일에 몸을 실었다.

주민들과 낚시꾼을 빼고 그 섬을 찾은 사람들은 우리들 뿐이었다.

철 지난 백사장의 시도록 맑고 하얀 풍경 앞에 이르렀을 때 회원들은 모두
섬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회원들간 깊고 은근한 정을 쌓는데 크게 기여해 온 수사동은 매년 은행창립
기념일에 사진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가족사진부문과 예술사진부문으로 나누어 많은 직원이 참가하도록 하여
그동안 숨겨진 재주를 보여주도록 하였다.

앞으로도 사진 아마추어로서 동호인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같은 취미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활발한 활동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 정태성 한국수출입은행 인천지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