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서티(New Thirty), 30대 소비자를 잡아라"

최근 패션계는 오랫동안 의류시장을 주도해 왔던 10대 소비자의 아성이
무너지고 30대가 새로운 소비 세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지오다노와 같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이지 캐주얼 브랜드가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30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들 또한 주요
백화점의 매출 지표를 뒤흔들며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 서티에 관한 패션계의 관심은 더욱 커져 이들을 분석하고 자신의 마니아
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타임" 브랜드는 30대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최고의 자리를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는 좋은 예다.

성숙하고 귀족적인 디자인과 세련된 실루엣으로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에스 하티스트가 올해 만든 디 트리코(THEE TRICO)도 대표적인 30대
여성 전용 브랜드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또 아이비룩에서 나오는 기비와 세계물산의 앤클라인II 또한 이 시장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기존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했던 옷들이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 나이를
낮춰 새롭게 변신한 브랜드도 30대 시장의 부상에 한몫하고 있다.

동일레나운 어덴더가 에이디 바이 어덴더(A.D by Addenda)라는 이름으로
젊어졌고 아이잗 바바는 IMF이후 30대 초반으로 타깃을 낮춰 리뉴얼에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다.

이들은 30대 시장의 팽창과 가능성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현재의 30대는 60년대에 태어났다.

최초의 교복 자율화세대, 80년대 학번 등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
나라 여성 최초로 고학력의 대중화를 체험한 세대들이다.

때문에 옷을 보는 감각과 소비성향이 20대에 뒤지지 않는다.

옷의 품질에 대한 눈 높이도 40대보다 한수위며 활동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이런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은 막스마라나 센존과 같은
고가 해외 브랜드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대부분의 30대는 지나친 가격부담때문에 쉽게 구입할 수
없었던 실정이었다.

옷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던 30대 여성.

입맛만 잘 맞출 수 있다면 이들을 가장 강력한 마니아로 흡수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디 트리코의 이경원 디자인 실장은 "옷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실제로 30대인 내가 기존 옷에서 느끼는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이 실장이 직접 하나씩 입어보고 사이즈에 불편이 없는지 몸으로 느껴가며
라인을 체크해 나갔다.

니트를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이 브랜드는 계획대로 30대 여성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패션에서 동떨어진 세대였던 30대가 중심의 자리로 활발하게 이동
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