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로 인해 고통받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선생님들과 교육부가 이를 해결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왕따의 원조는 일본의 이지메(집단학대).

일본은 일본주식회사라고 불릴 정도로 획일화되고 집단주의가 체질화된
나라다.

심지어는 어린 학생이라도 집단에서 튀는 행동을 하면 "이지메"를 당해
괴로워 하다가 심지어는 자살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

평균적이라는 울타리가 정해져 있고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 일본의 사회
분위기는 개인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개성이 강하다.

드골은 치즈의 종류만 3백가지를 먹는 프랑스 사람만큼 통치하기 힘든
국민도 없을 거라고 술회했을 정도다.

그렇게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도 그래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유는 똘레랑스(tolerance), 즉 나와 다른 남을 허용하고 관용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나라도 단일민족과 동질적인 문화 속에서 긴 역사를 이어 오면서
획일적인 것을 강요하거나 이질적인 것을 인정하는데 인색했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프랑스의 치즈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김치 맛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다.

지방에 따라, 계절에 따라, 버무리는 재료에 따라, 넣는 젓갈에 따라,
담그는 어머니의 손길에 따라 맛이 다른 것이 김치인데 평균 김치의 맛이
있을 리 없다.

산 넘어마다, 강 건너마다 곡조가 다른 아리랑인데 평균아리랑의 곡조가
있을 수 없다.

김치 맛과 아리랑의 다양한 곡조를 그 특징대로 음미하듯이 사회 속에서
다양성이 인정되고 개성이 나름대로의 미덕으로 존중되어져야 할 것이다.

덕수궁 박물관에 있는 청자 연적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선조들은
가지런하게 연꽃잎 빚으면서도 그 중의 하나쯤은 꼬부라지게 하는 여유가
있었고,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은 그 일탈의 미학을 감상할 줄 아는 깊이가
있지 않은가.

"평균적인 사람", 즉 모든 면을 고려했을 때 중심이 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는 "평균적인 사람"을 표준으로 놓고 획일적으로 그것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므로 이런 획일적인
기준들은 사라져야 한다.

''왕따''는 빨리 ''왕따''되어야 하는 것이다.

평균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평균으로부터 떨어져 있음이 인정되는 분위기,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모두가 행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kim@hanmai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