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25일로 창립 1백주년을 맞았다.

코카콜라는 누가 뭐래도 미국의 부와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상품.

지난 1백년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부터 아프리카 오지에 이르기까지
세계인의 입맛을 평정해왔다.

"인종과 문화가 달라도 코카콜라"라는 말은 지구 어디에서나 통했다.

그래서 "미국 문화의 전도사" "돈 버는 기계(profit machine)"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코카콜라의 1백주년 기념일은 쓸쓸하기만 했다.

최근 주가는 하락세다.

23일 주가는 주당 65달러17센트.

작년 7월에는 80달러를 넘었었다.

미국 증시가 폭발장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서 다우지수 1만포인트 정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천덕꾸러기"
취급까지 받을 정도다.

코카콜라의 주가를 주저앉힌 것은 아시아와 러시아의 경기침체.

이들 지역의 매출감소로 작년 순익은 전년보다 14%나 줄어들었다.

올 1.4분기에는 감소폭이 더 커져 27%에 달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공장을 철수해야 했다.

문제는 앞으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아시아와 러시아에 새로운 공장을 지으면서 많은 부채를 진 게 탈이다.

더글라스 아이베스터 코카콜라 회장은 기념식장에서 "작년은 최악의 해로
내 머리속에 기억될 것"이라고 실토했다.

"올해도 그리 만만치는 않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아시아와 러시아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말로 속쓰려하는 주주들을 달랬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