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숙 < 링크인터내셔널 대표 hschung@linklink.com >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만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같은 애국심 때문일까.

프랑스에서 3년간 공부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 나라가 전세계인을 매료하는
이유와 또 다른 하나, 우리 것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프랑스는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이다.

낭만이 넘치는 그 곳에 가면 어쩐지 행복한 일이 생길 것 같은 이미지가
외국인의 뇌리에 새겨져 있다.

프랑스인은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프랑스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만나면 어디에 가면 안내문이 배치되어
있는지 적어주기까지 한다.

수도 파리는 전철이 잘 발달되어 있고 각국의 언어로 제작된 지도나 안내서
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은 관광하기가 매우 불편한 나라라는 말을 듣는다.

관광자원도 빈약하지만 외국인을 맞는 우리의 자세가 더 문제인 것 같다.

우리 것에 대해 잘 모르고, 관광명소에도 충분한 홍보자료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

길을 물으면 대충 가르쳐 주고, 공중화장실은 대부분 지저분하다.

기업이 홍보를 잘하려면 전 사원이 애사심을 가지고 홍보맨의 역할을 해야
한다.

관광사업도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가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외국인을 맞는 세계인다운
자세를 갖춰야 한다.

동양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존경을 보낸다.

한복은 어디서나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고, 코리안 바비큐로 알려진
불고기는 이미 프랑스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김치 또한 조그만 박스에 예쁘게 포장하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

한강이 세느강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하면 믿겠는가.

세느강을 보았던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는 것을 보면 틀린 판단은 아닌
듯 싶다.

그런데 세느강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한강은 그렇지 못하다.

세느강 그 자체보다 그에 얽힌 추억이나 이미지가 세느강의 무게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족했던 것이 바로 이런 점이 아닐지.

관광자원의 개발과 더불어 관광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