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농어촌 구조개선기금 33억여원이 해당 관청직원과
결탁한 허위영농사업자의 주머니로 들어간 사실이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3일 유령 영농법인을 설립,공무원과 짜고 영농사업
을 추진하는 것처럼 허위서류를 만들어 국가보조금인 농어촌구조개선기금
33억3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축산업자 신홍섭(43.경기 강화군 강화읍)씨
등 3명을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축산업자 나모(48.경기 강화군 강화읍)씨 등 13명을 같은 혐의
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농어촌구조개선기금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백만원대의 사례비를 건네받은 강화군청 축산과 주사 서승범(39)씨
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인천시청 축정계 주사 손모(46)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축산분뇨 공동처리사업자가 될 자격이 없는데
도 강화양돈영농조합이라는 유령법인을 설립,공사업자인 고규태(43.D환경대
표.구속)씨와 짜고 7억3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가짜 공사영수증을 만
들어 담당관청에 제출했다.

신씨등은 관청에서 보조금 5억원과 융자금 3억원을 받아 가로챘다고 검찰
은 밝혔다.

강화군청과 인천시청에서 보조금 지급업무를 담당한 공무원 서씨와 손씨
는 가짜서류임을 알고도 묵인해주는 대가로 신씨로부터 각각 7백만원,5백만
원을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에 구속된 축산업자 민씨도 경기도 안성에서 세종영농조합이라는 유
령 영농법인을 만들어 공사업자들과 짜고 축산분뇨 처리시설 설치 등의 비
용으로 수억원을 지출했다는 가짜 영수증을 작성,보조금 5억8천여만원,융자
금 14억3천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고기완 기자 dadad@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