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공급량이 2.7% 줄어들게 된다.

이에따라 최근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국제유가도 연말쯤 배럴당 20달러
선(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산유국들이 감산약속을 얼마나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과거엔 잘 지켜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감산의지가 확연하다.

그래서 유가도 상당폭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감산규모 =감산 규모는 하루 총 2백10만배럴 정도이다.

이중 OPEC이 1백72만배럴을 줄이고 나머지 38만8천배럴은 비OPEC산유국의
몫이다.

이번 감산량은 전세계 하루 산유량의 2.7%에 해당된다.

가장 많이 줄이는 나라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58만5천배럴를 감산하기로
했다.

이로써 사우디는 지난 91년이후 처음으로 하루 생산량이 8백만배럴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

사우디가 이처럼 감산에 앞장선 것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 모범을 보여 여타
산유국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OPEC 회원이 아닌 산유국들도 참여했다.

멕시코(12만5천배럴) 노르웨이(10만배럴) 러시아(10만배럴) 오만
(6만3천배럴) 등이다.

<> 합의이행 여부 =가장 큰 관심사항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만큼은 감산약속을 제대로 이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일달러에 의존해 온 산유국들의 경제가 유가하락으로 파탄지경에 몰려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경제전문가인 압둘 아지즈 다가스타니는 "산유국들은 감산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전체 이익에 부합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며
감산약속이 충실하게 이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이미 지난해 3월과 6월 두차례에 결쳐 감산을 합의했지만 지켜지 않았었다.

당초 약속한 규모의 70~80%만 줄였다.

재정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물량에 매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등은 석유산업노조의 압력때문에 "상습적으로" 약속을 깨뜨려
왔다.

<> 유가전망 =감산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경우 국제유가는 올 연말쯤 WTI
기준으로 배럴당 18~20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에너지연구센터(CGES)는 약속대로 2백10만배럴이 감산될 경우 유가는
올해말 최고 배럴당 2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와이의 동서연구소는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으로 연말쯤 배럴당 17~18달러
선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알 누아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배럴당 18~20달러선(WTI 기준)으로 내다
봤다.

물론 감산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엔 유가 폭락을 피할 수 없다.

현재 배럴당 15달러 안팎에서 심한 경우 한자리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동서연구소는 감산이 이행되지 않을 때는 배럴당 8~9달러(브렌트유 기준)
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