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정상회담이 24일부터 이틀간 독일 베를린
에서 열린다.

벼랑 끝에 몰린 재정개혁 문제에다 부패문제로 물러난 새 집행부를 재구성
해야 난제들이 겹쳐있다.

합의시한인 이번 회담에서 결론을 못낼 경우 EU체제 전반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떨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내홍으로 번져가는 농업보조금 문제도 봉합해야 한다.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린 이들 사안들이 원만히 봉합될지 관심을 끈다.

이래저래 이번 정상회담은 유럽 각국들엔 부담스러운 회의가 될 것같다.

<>EU예산 =회원국들은 재정분야 개혁이 필요하다는 총론에는 모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유럽이 남북으로 갈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부유한 북부 국가들은 연간 8백60억
유로(미화 9백46억달러)인 예산을 동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이 내야할 순분담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반면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등 재정 수혜국들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농업보조금 =EU의 두 중심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는
형편이다.

독일은 EU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업보조금을 줄이고 개별국가들이
보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아가고 있는 프랑스는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펄쩍 뛰고 있다.

<>독일분담금 =독일은 EU에 내는 돈이 받는 것보다 1백10억유로나 많다.

순분담금 2위인 네덜란드 보다 5배나 더 많은 액수다.

슈뢰더총리의 분담금 감축의지는 강력하다.

그러나 스페인 등 남부지역 국가들은 독일이 분담금을 덜 내면 결국
예산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영국 환급금 =영국은 지난 84년부터 매년 30억달러정도를 EU로 부터 받고
있다.

분담금중 일부를 환급받는 것이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영국이 돈을 너무 많이 낸다며 투쟁한
덕이다.

슈뢰더 독일총리는 영국의 환급금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블레어 영국총리는 "영국은 아직도 돈을 더 많이 내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U집행위구성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총리가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차기 위원장이 금년말까지 전임자의 잔여임기만 채울지 아니면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는 5년간의 차기 임기를 모두 보장받을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hyeg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