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화할 것인가 아니면 도태되고 말 것인가"

인터넷이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온다.

그 변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과는 비교할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인터넷은 21세기를 목전에 둔 인류에게 새로운 도전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제까지의 가치를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해일과도 같은 존재다.

특히 기업에 있어 인터넷은 생존까지도 위협할 정도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연도태될 것이다.

정보통신업체인 S사의 K부장.

그는 미국 출장길에도 항상 노트북PC를 갖고 간다.

웬만한 업무는 미국 현지에서 처리한다.

사내 인트라넷 시스템에 접속, 출장중 발생한 일을 보고하고 결재를 올린다.

얼마 남지않은 부인 Y씨의 생일 선물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골랐다.

3~4일 후면 부인의 손에 전달될 것이다.

Y씨는 전자레인지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 남편이 미국에서 보낸 전자우편을
확인한다.

찌개가 끓는 동안 인터넷 홈뱅킹을 통해 온라인으로 대출 받고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입한다.

대학생인 딸은 자기 방에서 인터넷상에 개설된 가상대학의 어학강좌를
듣느라 정신이 없다.

인터넷이 가져오고 있는 생활상의 변화다.

현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거나 앞으로 겪게될 모습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은 인류생활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교육, 문화, 기업의 업무처리 및 거래, 국제무역,
국가행정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융합되고 있다.

일상 생활 구석구석에 인터넷이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며 깊숙히 파고드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삶은 철저히 인터넷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게 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이버 공간에 개설된
대화방에서 해외 네티즌들과 채팅하고 뉴스그룹에서 토론을 벌인다.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나갈 필요가 없다.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이체하거나 주식을 사고파는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힘들여 복잡한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에 갈 필요도 없다.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마우스 클릭 몇번만 하면 며칠후 원하는 물건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사이버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른후 학점도 딴다.

기업에서도 모든 업무가 인터넷에서 처리되고 있다.

종이문서는 사라지고 전자결재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해외 파트너와 상담할 때는 전자우편이나 영상전화를 이용한다.

인터넷이 상담테이블을 대신하는 것이다.

고객을 위한 마케팅도 인터넷에서 이뤄진다.

모든 경제활동은 인터넷으로 수렴되고 있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인터넷인구가 변화의 원동력이다.

인터넷의 발상지 미국에서 지난 93년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5백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97년에는 6천2백만명으로 늘었다.

매년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이용자는 올해 1억5천만명, 2005년에는 10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엄청난 규모의 사이버 월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자상거래(EC)는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EC시장의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최근 미국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가 주요 국가의 전자상거래규모를
조사한 결과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올해 3천4백억달러, 오는 2003년에는
1조7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규모는 올해 21억6천8백만달러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6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2003년에는 96억1천3백만달러로 급증, 세계 10위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됐다.

인터넷은 모든 기업이나 개인에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키워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의 발전이 새로운 경영혁신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의 활용여부가 미래 기업 생존의 관건이 됐다.

인터넷 바람은 국내에서도 이미 불기 시작됐다.

98년말 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ISP)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은
1만3천8백여개, 개인은 75만여명으로 집계됐다.

97년말 기업가입자가 6천2백여개, 개인이 32만여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새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3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넷 관련산업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이버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전자 철강 등의 분야에서 관련업체가
대부분 참여하는 국가적인 전자상거래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대기업들은 전사적인 전자상거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앞다퉈 인트라넷 시스템을 설치, 회사 업무에 인터넷을 활용할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경영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시공을 추월, 전세계에 흩어진 본.지사를
인터넷으로 묶어 가상 정보망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인터넷을 통해 멀리 떨어진 외국 바이어들과 무역을 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진행하는 사이버 대학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재 사이버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70여개로 정보화 시대 인재를
길러내는 새로운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은 미래 비즈니스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존산업은 급속히 가상공간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신규 비즈니스가 속속
생겨나는 등 산업구조가 전반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인터넷 기반의 IT혁명이 기업 생존을 위한 핵심과제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