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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신 르네상스] 승부사 : 석유화학 ..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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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무척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다.

    원료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구조여서 지난해초 환율급등 댄 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돼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다.

    합성수지가격이 계속 하락해 채산성은 갈수록 나빠졌다.

    하반기에는 정부가 꼽은 ''중복.과일 투자업종''에 들어 구조조정의 격랑에
    휘말리기도 했다.

    새해가 시작된 지 석달이 지나가지만 사정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수출시장은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아직도 문을 꼭꼭 닫고 있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벌이는 구조조정 협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나머지 업체들도 "2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불안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타율적이긴 하지만 구조조정의 기회를 갖게된 만큼
    보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유화업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유화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정밀화학 의약사업 등에 집중투자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술기반은 약하지만 방향을 이쪽으로 잡고 있는 회사는 적지 않다.

    SK주식회사는 지난 97년 개발한 제4세대 우울증을 빠르면 올 상반기에
    상품화할 예정이다.

    또 98년 개발한 차세대 간질치료제의 임상실험도 진행중이다.

    LG화학은 의약부문에서 퀴놀론계 항생제 기술수출을 한 데 이어
    간염치료제도 원료물질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기술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꿈의 촉매"로 불리는 메탈로센 촉매에 의한 고분자
    제조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과제도 절실하다.

    국내 유화업계는 연 70억달러 안팎을 수출하고 있지만 전체 수출시장의
    80% 가량이 중국과 동남아에 편중돼 있다.

    중남미 아프리카 등 미개척 시장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뚫지
    않으면 유화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문을 좁혀놓고 있고 동남아의 경우는 외환위기
    여파로 수입 여력이 크게 줄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들은 이와 함께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단위기업별 품목별 생산능력을 국제수준으로 확대할 필요성도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를 상대로 수출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높여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처럼 모든 업체들이 PE(폴리에틸렌) PVC(폴리염화비닐)
    PP(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 대부분을 백화점식으로 생산하는 구조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여천단지에 입주해있는 LG화학 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이같은 품목별 제휴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구심체가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내 유화업계가 택해야 할 길은 세계 업계의 흐름을 보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유화산업은 세계적으로 봐도 수요 대비 약 20%의 과잉공급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국적 화학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90년대
    초반부터 과감한 구조조정 작업을 해왔다.

    자신없는 부분은 더 잘하는 업체에 넘기고 대신 자신있는 부분만 키워왔다.

    자신있는 부분에서 시장장악력을 높이고 고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셸과 몬테디존은 지난 95년 세계 1위의 PP 업체인 몬텔을 만들어냈다.

    리온델과 밀레니엄도 97년 에퀴스타로 합병해 PE 세계 1위가 됐다.

    일본 업체들도 PS(폴리스티렌) 10개사를 4개사로 통.폐합하는 등 품목별
    결합을 추진해 이같은 서구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응해왔다.

    세계적인 조류에 뒤처지지 않도록 자율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유화업계에 있는 것이다.

    다행히 국내 유화업체들이 지난해 어려움을 견뎌낸 후 올들어 조심스레
    투자를 늘리고 있어 희망을 주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조사한 14개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올해 신규투자액은
    1조4천1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감가상각이 대부분 끝나 앞으로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자급자족을 목표로 맹추격해오던 동남아 국가들이
    외환위기로 신규투자를 멈춘 상태라는 점도 장기적으로 봐선 호재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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