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토랑'' 윤정요씨 ]

서울 도곡동에서 돈토랑을 운영하는 윤정요(43.여)씨는 최근 가게를 확장
이전하게 됐다.

현재의 25평짜리 가게보다 10여평 넓은 바로 옆 갈비집을 인수한 것이다.

돈토랑을 시작한 지 정확히 1년만의 일이다.

성공비결을 묻자 그는 전라도 억양이 묻어나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장사 비결이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죠. 특히 먹는 장사는 마음을
넉넉하게 써야 돼요. 좀 덜 남더라도 고기 한점이라도 더 얹어주고 공기밥도
그냥 드리죠. 돈 몇푼 때문에 빡빡하게 굴면 되나요"

윤씨의 이런 평범하지만 확실한 장사 수완은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것.

전라남도 강진 출신으로 지난 81년 결혼과 함께 상경한 윤씨는 지금까지
줄곧 장사만 해왔다.

옷장사 만화방등.

그가 손댄 사업은 적지않지만 가장 오랫동안 운영한 것은 횟집.

횟집을 할 때는 제법 재미를 봤다고 한다.

그러나 회는 신선함이 생명이므로 재고처리 부담이 컸고 성수기와 비수기의
매출차이가 엄청났다.

게다가 비브리오균이니 패혈증이니 하는 말이 뉴스에 한번 오르내리면
그날부터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기 일쑤였다.

또 회뜨는 기술을 가진 주방장의 인건비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저런 시행착오 끝에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고깃집.

사계절 매출이 꾸준하고 식자재 보관이 쉬워 장사가 한결 수월했기
때문이다.

주방장 인건비도 횟집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않았고 기본적인 반찬만 만들 수
있으면 되므로 사람 구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자신있게 시작한 고깃집이었지만 개점후 2~3개월간은 고전을 면치못했다.

문제는 점포 입지였다.

도곡동은 사무실 밀집지역이라 음식장사하기에 안성맞춤이었으나 한집 건너
식당이다보니 경쟁이 너무 치열한 것이 흠이었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반찬에서 승부를 내자는 것이었다.

생선과 김치를 기본 반찬으로 정해놓고 매일매일 새로운 반찬메뉴를
개발했다.

점심 때 남은 반찬은 저녁 때 다시 내놓지 않았다.

"요즘 손님들은 입이 짧아서 신선하고 정갈한 반찬만 찾아요. 반찬에 신경
쓴 다음부터 단골이 많이 늘었죠"

윤씨는 밥과 반찬맛이 시원찮으면 고기장사는 헛장사라고 충고했다.

이렇게 정성을 쏟아 손님을 대접하는 윤씨의 돈토랑은 하루 매출이
70만~80만원선.

재료비와 인건비를 제하고 25~30%가 순이익이다.

윤씨가 지난해 3월 돈토랑 체인점을 오픈하는 데 들어간 돈은 7천여만원.

보증금 3천만원, 가맹비 5백만원, 인테리어및 시설비 3천8백만원등이
구체적인 내역이다.

최근 가게 이전으로 3천여만원이 추가 소요될 예정이나 그동안 번 돈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여러 장사를 해봤지만 역시 음식장사가 최고인 것 같아요. 안되면 고스란히
망하긴 하죠. 하지만 목 좋은 곳 잡아서 서비스 잘하면 돈 벌기 제일 쉬워요"

윤씨는 요즘 확장 이전을 앞두고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02)579-9955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