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최대 신항 접수한 중국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JD 밴스를 영입한 것은 총격보다 더 최악의 소식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총격 이후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큰 정부와 고립주의를 선호하는 밴스를 내세워 외국과의 경쟁에 가장 큰 불만을 갖고 민주당에 투표해왔던 경합주 노동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밴스와 함께하는 트럼프 정부 2기에선 조 바이든 정부보다 보호무역주의가 두 배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겐 호재다. 지난달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다. 중국과 페루의 관계가 긴밀해진 것은 물론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대한 위험도 높아졌다.

미국 떠난 빈자리 채우는 중국

페루 리마에서 북쪽으로 50마일 떨어진 신항인 창카이항은 중국 코스코해운이 6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항구는 중국 은행 대출로 36억달러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페루 최대 심해 항구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 항구를 경제 및 군사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해군 함정이 이 항구에 정박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리마 주변에선 미국이 중국의 투자를 막으려고 했다는 소문이 돈다. 미국 투자자들이 페루 시장을 떠나고, 중국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관세 인상과 ‘미국산 구매’ 정책, 기존 무역 협정을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공화당의 위협은 이 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볼루아르테는 중국에서 화웨이, 비야디(BYD) 등과도 만났다. 페루는 자본이 필요하고, 중국은 많은 질문 없이 자본을 퍼주고 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식량과 광물, 영향력이다. 페루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창카이포트인베스트먼트는 창카이항의 나머지 4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항구의 현대식 터미널 시설이 향후 칠레, 에콰도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의 물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창카이항은 리마 인근의 혼잡한 카야오 항구보다 더 빠른 하역이 가능할 전망이다. 세 배 이상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구리, 아연, 농산물 등 고부가가치 수출품이 더 빨리 해외 시장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호무역에 멀어지는 동맹국

페루 경제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2009년 제외)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성장세가 둔화했다. 페루 국민은 이 신항이 페루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페루는 철도, 고속도로, 기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다만 중국에만 의존하는 것은 자살 행위가 될 수 있다. 에콰도르도 그렇게 하려다가 많은 부채를 떠안았다. 페루의 경제적, 지정학적 성공은 다양한 자본 활용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선 제도적 투명성과 안정성이 필요하다.

미 육군 분석가 라이언 버그는 중국이 창카이항을 군사 물류, 해군 기항지로 사용하거나 무역 흐름 데이터를 추적해 페루뿐만 아니라 다른 제3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 나서는 등의 안보 우려를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페루가 자유를 선호하고,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트럼프-밴스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고집한다면 중국은 창카이항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원제 ‘China Makes a Port Play in Pe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