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당선된 정대근(55)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출범이후 38년만에
단위조합장 출신이 중앙회장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라며 "농협의 진정한
주인인 농민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예상과 달리 차점자인 소구영 후보를 압도적으로 제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선조합장 출신인 자신을 지지한 것은 그동안 뿌리깊게 박혀온 관료적
중앙회운영에 대한 반발이라고 볼 수 있다.

농협중앙회는 어떤 외부인이 아닌 진정한 농민출신이 이끌어야 한다는
조합장들의 생각이 표로 연결됐다고 본다.

지금까지 농협은 38년간 신탁통치를 당했다"

-정부는 2001년까지 단위조합을 현재의 1천2백여개에서 3백여개로 줄인다고
했는데.

"현재 1천2백13개의 단위조합중 중앙회가 지원하면 1천여개 정도는 자립이
가능하다고 본다.

통합이 능사가 아니다.

강제통합은 안된다."

-어떻게 지원하겠는가.

"농협중앙회의 여유자금을 저리로 회원조합에 제공하면 회원조합의 자립이
가능하다.

또 불요불급한 자회사 출자지분과 자산을 매각하면 1조원 가량의 지원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정부주도의 농협개혁중 현실과 맞지 않는 사항은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가령 단위조합을 무조건 합병한다는 것은 곤란하다.

행정단위가 읍면단위로 돼있어 군단위로 조합을 묶는다면 농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다.

합리적인 합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검찰이 단위조합에 대해 전면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지금은 한창 바쁜 농번기이다.

조합이 농약과 각종 농자재를 공급해야 하는 시기인데 검찰수사로 피해가
있는게 사실이다.

가급적 영농기를 피했으면 한다"

-농민단체들의 요구가 다양하다.

관계설정은 어떻게.

"18일 전국농민연합회총연맹의 시위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행동으로 옳지
않다.

의견은 충분히 수렴해 농민을 위한 중앙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 회장은 62년 부산공고를 졸업한 뒤 지난 75년부터 98년까지 삼랑진조합장
으로 일해왔으며 지난 93년 농협중앙회 비상임이사와 98년 농협감사를
거쳤다.

부인 서행자(55)씨와 1남2녀.

< 고기완 기자 dada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