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낮 11시 55분께 경북 포항시 포항공항에서 서울발 대한항공 KAL 1533기
가 착륙도중 활주로를 이탈, 동체가 대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76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동국대 병원과 기독교
병원 등에 분산 치료중이다.

이중 경상자 55명은 간단한 진료를 받고 귀가했으며 중상자 3명을 포함,
21명은 입원 치료중이다.

당시 사고기에는 외국인 승객 8명 포함, 승객 1백5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경위=사고기는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서울을 출발해 이날 낮
포항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 2차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의
계기착륙장치(LOC) 안테나를 들이받았다.

여객기는 감속하지 못한 채 계속 주행하다 활주로의 끝부분을 1백여m가량
벗어나 전방에 배치된 2m높이의 방호벽을 30여m나 뚫고 나간 뒤 멈춰섰다.

기체는 앞부분과 양 날개, 꼬리 부분이 크게 파손되고 기체의 중간부분이
"V"자 형태로 부서지는 등 3분의1 가량이 파손됐다.

기체의 바퀴 2개는 방호벽 앞에 나뒹굴었고 부서진 기체 내부에서는
산소호흡기가 줄줄이 매달려 있었으며 일부 비상구 문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사고 즉시 해군항공단 소속 요원들이 출동, 비행기 꼬리 부분의엔진을 끄고
폭발에 대비해 날개부위에 탑재된 기름을 회수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해
사고는 일단락됐다.

부상객 박씨는 "회항한다는 기장의 안내방송이 있었고 15분쯤 뒤 다시
착륙을 시도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재착륙을 시도했으나 속도가 줄지 않은
상태에서 창문 밖으로 바리케이드가 보이고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사고원인=사고여객기가 착륙후 감속하지 않고 그대로 활주로를 질주한
만큼 기체의 제동장치 이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착륙 당시 순간 최대 풍속 32노트의 강풍이 불고 있었으나 착륙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고 시계도 9km로 양호했던 점에 비춰 악천후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은 일단 낮은 셈이다.

또 사고여객기 착륙 이전 동급 비행기 2대가 정상착륙했던 점과 사고기가
정지한 후에도 계속해서 엔진이 가동돼고 있었던 점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

건교부 이우종 사고조사팀장도 "사고원인은 역추진 장치나 날개의 스피드
제동장치, 바퀴의 감속기 등 3가지 기체결함중 하나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해군 6항공전단의 김병일중령은 "사고기는 고도 5백80피트에서 하강, 활주로
1천피트지점에 정상접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정사가 측풍을 이기기 위해 평소보다 높은 속도로 착륙을 시도하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착륙, 활주로를 이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

조사반은 블랙박스 해독과 기장 진술, 착륙당시 고도계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나야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기는 1백60석 규모의 중소형 항공기인 MD-83기로 국내선과 일본 등 일부
단거리 국제노선에 투입되고 있다.

<>사고 수습 =항공당국은 사고 직후 포항공항을 잠정 폐쇄, 하루 8편씩
운항하는 서울~포항 정기노선을 운항취소시켰다.

건교부는 사고 비행기에 대한 견인작업이 끝나는 17일께나 공항운영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울산 노선에 대한 비행기를 긴급 증편키로
했다.

또 김종희 항공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는 한편
사고조사반을 현지에 급파했다.

조사반은 이날 저녁 사고기의 블랙박스와 비행기록장치(FDR)를 서울로 회수,
분석작업을 거쳐 16일중으로 사고원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 포항=김태현 기자 hyun11@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