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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애물단지된 조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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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에 걸맞은 국가경영시스템을 만들어 정부개혁을 과시하려던 정부조직
    개편이 정부의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부처 이기주의가 되살아 난데다 공동여당내의 의견도 엇갈려 잘못하면
    정치권에 분란을 일으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울 처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과감한 수술을 추진할 경우 각종 이해집단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경영진단조정위원회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어업협정과 삼성자동차 빅딜로 이미 악화돼 있는 부산지역의
    정서를 건드릴 우려가 있어 조정위원회의 건의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편이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산업자원부에 합치는 방안도 산하 기관들의
    반발에 부딪쳐있다.

    특허청 등 대전에 있는 청 단위 기관들은 지방 홀대론을 들먹이고 있다.

    이는 모두 내년 총선에서 여당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는 사항들로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중앙인사위원회 신설, 기획예산위와 예산청 통합 등은 자민련이
    내각제와 연관시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또한 공교롭게도 자민련측이 맡은 부처가 통폐합이나 축소대상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어 자칫하면 여당공조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조직개편에 손을 대지 않을 경우, "정부개혁은 하는둥 마는둥"
    이라는 인상을 줄까봐 정부여당은 우려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중앙과 지방정부의 업무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예산청 관계자는 "확정된 중앙정부예산에 맞춰 곧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양되는 사업의 범위가 정해지지
    않아 아직 손을 못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조직개편이 지연되면 예산편성 전에 실시해야 하는 연기금 통폐합 등 재정
    개혁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각 부처의 간부들이 기획예산위 행정자치부 국회를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에
    나서면서 업무공백도 우려된다.

    통폐합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한 부처는 외국정부와의 회담을 연기하기도
    했다.

    과천을 방문한 한 기업인은 "결재라인이 끊겨 일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일부 부처는 산하단체와 이해집단을 움직여 로비를 함으로써 유착관계가
    강화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정부개혁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금융기관
    과 기업들기 정부의 개혁요구를 순순히 따를 것인가 하는 점이다.

    < 김성택 경제부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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