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어업협정 발효이후 많은 어민들이 일터를 잃었다고 아우성이다.

주부들은 하루가 다르게 생선값이 치솟는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이코노탐정 사무소에는 어업협정이 도대체 어떻게 됐길래 전국이 이렇게
떠들썩하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한경일 소장은 신바람 탐정과 최정예 탐정을 불러 한.일어업협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헤쳐 보기로 했다.

신탐정은 우선 박재영 해양수산부 어업진흥국장을 만나 한.일 어업협정의
체결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일본은 지난 79년부터 양국간 어업협정을 변경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결국 98년1월23일 일본측은 구협정의 일방파기를 선언해 왔습니다.
이는 1년후면 자동으로 무협정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협정 상태가
될 경우 피해는 막대합니다."(박국장)

"무협정시 피해는 어느 정도가 됩니까"(신탐정)

"가상중간선을 기준으로 조업경계선이 설정되므로 우리나라는 연간
15만7천t의 어획손실을 보게됩니다. 그러나 이번 한.일어협의 체결로 줄어
드는 어획량은 한해에 6만t(1천2백53억)정도에 그칩니다."(박국장)

같은 시간 최탐정은 어업협정의 최대 피해지라고 일컬어지는 부산에 내려가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곳의 피해현황과 정서는 해양부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최탐정은 한.일어업협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대책회의에
참석해왔던 한국해양대 김영구 교수(해양법전공)를 만났다.

"철저한 준비와 전략없이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협상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은 어업협정에 대비해 20년간 철저히
준비해 왔어요. 반면 우리 정부는 불과 1~2년밖에 준비하지 못했지요.
전문가회의를 몇차례 했을뿐 정밀한 연구와 토론은 부족했습니다"(김교수)

"이번 협정에서 우리측 실수로 지적되는 부분은 무엇인지요"(최탐정)

"우선 쌍끌이 어선이 협상과정에서 배제됐습니다. 외끌이와 쌍끌이를
구분해 파악하지 못한 해양수산부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특히
활오징어 성어기중 채낚기어선의 일본수역 입어와 상어유자망의 동중국해
조업이 불가능해지는 등 중대한 잘못들이 드러났습니다."(김교수)

최탐정은 유종구 전국어민총연합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미패해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물어보았다.

"어민들은 연간 5천억원대를 넘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2만여명의 선원들은 선박 감척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회장의 얘기는 정부주장과는 전혀 달랐다.

어획고가 절반이상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최탐정은 직접 영도.감천 등 부산시 해안쪽에 나가보았다.

피해는 심각했다.

어선들의 출어포기로 수리조선소들은 일감이 없어 손을 놓고 있었다.

어망제조업체와 낚시바늘생산업체, 얼음판매업체 등 수산관련업체들의
매출이 반감, 연쇄파장에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한소장은 현장을 뛰고 있는 최탐정에게 이번 협정이 국민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최탐정은 부산공동어시장을 찾았다.

수산물가격의 위판가격(13일 기준)이 연초보다 엄청나게 올라 있었다.

갈치가격이 kg당 8백2원에서 1천79원으로, 고등어는 7백51원에서 8백19원
으로 상승했다.

오징어는 1천3백94원에서 2천2백52원으로, 전갱이는 4백13원에서 7백30원
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이와관련한 해양부의 입장은 달랐다.

"올 2월 부산공동어시장의 위판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32.9%가 늘어났습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수산물 가격상승은 계절적인
영향과 물량품귀를 기대한 중간상의 사재기가 원인입니다. 냉동창고에 많은
수산물이 쌓여있는 것으로도 이같은 사실을 알 수 있어요"(박국장)

한 소장은 부산시 정충량 항만농수산국장에게 한국 수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물어 보고서를 쓰기로 했다.

"현재로선 뾰쪽한 대책이 없습니다. 과감한 어선 감축을 단행한 후 유통
가공산업을 집중육성해야 합니다. 특히 자원관리형어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물코 확대와 생산량조절,해양목장화와 선도향상 등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
만이 살길입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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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쌍끌이 기선저인망 = 두척의 배가 떨어져서 그물을 끌면서 차차 간격을
좁히면 물고기가 그물안에 갖히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조업방식이다.

조업은 연중 계속하나 6~7월에는 어구 보수 및 어선수리를 위해 조업을
중단한다.

주요 대상어종은 조기 갈치 병어 가오리 고등어 등이다.

<>.외끌이 기선저인망 = 한척의 배가 그물을 끌어 고기를 잡는 법.

주로 10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 조업하며 여름철에 어구와 장비를 보수한다.

동해안 수심 3백50m 이내 해역과 남해안 수심 1백m 이내 해역에소 주로
이뤄진다.


<>.채낚기 = 배를 물의 흐름과 같은 속도로 이동시키면서 낚시를 물고기
분포수층에 투하한 다음 위로 채어 낚시에 걸리도록 하는 것.

2~6월 대마도를 중심으로 남해안에서 조업한다.

주로 오징어를 잡으며 한밤중에 불을 밝혀놓고 조업한다.


<>.통발 = 긴줄에 미끼가 들어있는 통을 달아 주로 야간에 투하한다.

사용미끼는 정어리 명태 고등어 등이며 연중조업을 하되 음력 보름 전후로는
조업을 하지 않는다.

대상어종은 문어 붕장어 꽃게 방어 골뱅이 등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