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일제당 주총은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았던
탓인지 30여분만에 간단히 끝났다.

회사소개 비디오 상영시간 10분을 빼면 주총에 걸린 시간은 불과 20여분.

6개 의안이 모두 토론이나 표결을 거치지 않고 박수로 통과됐다.

삼일회계법인을 외부감사로 선임하는 의안이든 이사 선임에 관한 의안이든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총에서는 의안을 상정하기가 무섭게 플로어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경영실적을 거론하며 경영진을 잔뜩 추켜세운뒤 "원안대로 가결
하자"고 제안했다.

맨 앞줄에 앉아 있던 80대의 한 주주는 이미 가결된 의안을 원안대로 통과
시키자고 제안,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다른 발언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1천59억원이라고 하지만 감가상각비
등을 더하면 실제로는 1천6백억원에 달한다"며 한참동안 경영진을 칭찬했다.

이날 의사봉을 잡은 제일제당 손경식회장은 주총도중 "올해는 이사들에
대해 연봉제와 성과급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