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범 변인호의 종적은?

3천7백억원대의 금융사기행각을 벌인 "제2의 신창원" 변인호(42)씨가 해외
도피한 사실이 확인됐다.

변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채모 변호사는 12일 "변씨의 누나가 항소심
재판후 상고를 의뢰하면서 국내에 들어와 법대로 처벌받겠다고 말했다"며
"모든 정황을 살펴볼 때 변씨는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지난 1월 입원치료중이던 한양대 병원에서 도주한 뒤
곧바로 출국금지조치를 취했지만 위조여권을 이용해 도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변씨의 도주후 여권브로커를 통해 스티브라는 한국계 미국인 이름의
가짜 여권을 이용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첩보를 입수, 행방을 추적해왔다.

변씨는 일단 미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7년 사기사건이 터진 직후 변씨가 위조여권을 만들어 남동생을 미국
으로 도피시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변씨가 사기액중 수백억원대를 미국 홍콩등에 동생명의로 빼돌려
놓았다는 혐의도 더욱 설득력을 가지게 됐다.

변씨는 지난 96년 폐기처분된 직접회로(IC)를 고가의 컴퓨터부품인양 수출
입서류를 꾸며 시중은행으로 대출받아 가로채고 주가를 조작하는 방법 등으로
3천7백억원대를 사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변씨는 이후 1심과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병치료차 한양대 병원에
입원중 지난 1월13일 연기처럼 사라졌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