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들이 취업 및 창업 관련 강좌를 크게 늘리고 학생들의 전공선택
기회를 확대하는 등 교과과정을 수요자(학생) 중심으로 개편해 나가고 있다.

물론 극심한 경제난과 취업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대학생"으로 키워내기 위해 교과과정
에 대해 기업체의 "심의"를 받는 대학까지 생겨났다.

<> 경희대(수원 캠퍼스) =국내 대학중 처음으로 학부과정 전과목 교육내용
에 대해 기업체의 자문을 받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지난달 28,29일 국내 2백여개 기업체에 학부교육과정을 정리한 책자와
안내문, 회신용 의견서 등을 담은 우편물을 보냈다.

학교측은 안내문에서 <>기업체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교육내용 <>기업
활동시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교과목 <>직장인에게 교육시켜야할 내용
등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코스닥 상장기업, 동문 기업, 교수들이 추천한
기업 등 2백여개를 대상으로 했다.

대학 관계자는 "기업체의 회신내용을 바탕으로 산업체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앙대 =학생들이 최대한 많은 교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개설 강좌수
를 늘렸다.

올해부터 연간 78학점이던 전공과목을 84학점으로 늘리고 교양과목도
56학점에서 62학점으로 확대했다.

학생들에게 취업 및 창업에 대한 간접경험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기 위해
지난 학기에 개설한 직업개발과목(1학점)의 수강인원을 늘렸다.

특히 이 강좌에는 이종훈 총장을 비롯 벤처기업사장, 취업관련 회사 간부,
기업체 간부 등을 강사로 초빙해 <>창업요령 <>취업전략 <>채용정보 <>정보
수집방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정보화 마인드와 컴퓨터활용능력을 키워 주기 위해 안성과
서울캠퍼스간 원격화상강의도 실시중이다.

<> 한양대 =21세기에 맞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교양과목을 늘린 것이 특징.

단과대학별로 <>가상제품실현학(공과대) <>창의적 쓰기(인문과학대)
<>논리의 비판적 사고(인문대) <>사이버교육시대의 창의성개발(사범대)
<>인간과 조직생활(생활과학대) 등 5개 과목을 이번 학기에 개설했다.

2학기에는 <>창조와 상상력(인문과학대) <>창의성과 학습조직(상경대)
<>음악창작과 컴퓨터(음악대) 등을 개설할 예정이다.

지난해 개설된 "여성과 직업"(2학점)의 경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수강
인원을 2백여명으로 늘렸다.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강사로 초청하고 있다.

교과과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오는 10월부터 내년 8월까지 2001년부터 시행할
새 교육과정을 만들 계획이다.

<> 명지대 =학생들에게 전공선택 기회를 최대한 늘려 주는 방향으로 교과
과정을 개편했다.

모집단위의 광역화와 입학전형 다양화의 추세에 맞춰 복수전공 연계전공
복합전공 등으로 전공이수 유형을 다양화했다.

70학점이던 기존 최소전공 이수학점을 35학점으로 하향 조정, 학생들이
두개의 전공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교양과목 "취업과 창업"(2학점) 강좌도 이번 학기에
새로 개설했다.

정보화시대에 대비,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수강할 수 있는 "컴퓨터와 정보"
과목을 내년에 개설하고 위성 및 사이버(인터넷) 강의도 확대한다는 방침
이다.

<> 아주대 =산업체 지원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에 맞춰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

지난달초 공과대 교수들이 제출한 지난 2년간의 수업계획서를 대우고등기술
연구원에 보내 검증을 받았다.

현재 회신내용을 분석중이며 여기서 나온 결과를 새 교과과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학은 특히 컴퓨터활용능력을 키워 주기 위해 사무처리 기초와 응용,
프로그래밍 기초를 필수과목으로 해 모든 학생이 이수토록 하고 있다.

실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이건영 전 건교부차관을 교수로 임용, 이번
학기에 "도시계획론"(3학점, 전공) 강좌를 신설했다.

또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전문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교양과목인 "통상영어"
과목을 개설, 대사 출신 등 전문 외교관들에게 강의를 맡기고 있다.

<> 기타 =동국대는 올해 산업시스템공학부 산업공학전공내에 3학점짜리
"창업 및 타당성 분석"을 신설, 창업 아이템 조사 및 타당성 분석 등과
관련된 사항을 강의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이달중으로 교과과정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취업관련 강좌와
21세기에 대비한 첨단과목들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서울대는 현재 진행중인 대학구조조정과 대학원중심대학 개편작업이
끝나는 대로 교과과정에 대한 개편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