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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에서 인용되는 "과도기"라는 말은 결코 낯선 단어가 아니다.

과거의 질서에서 새로운 질서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규칙이나 원칙이
미처 정착되지 못해 혼동이 있는 시기에 흔히 쓰여진다.

또 급격한 변화로 인한 잘못이나 부작용을 정당화시키려는 의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오늘날 진정한 의미의 과도기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적으로 불과 50여년 만에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 돌입했다.

정치 사회적으로는 8.15해방과 6.25사변, 4.19의거와 5.16혁명, 군사독재 등
숱한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싫든좋든 급격한 변화와 과도기를
연속적으로 겪어왔다.

특히 90년대 이후의 경제.사회적인 변화는 그 속도와 규모가 실로 엄청나다.

기성세대는 물론 개혁의 주체이라고 자부하는 20대 젊은이들마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변화와 개혁이 즐겁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사람은 많지않다.

대부분이 무의식중에 불안감과 피해의식을 갖고 변화를 거부하게 된다.

하지만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변화는 오히려 발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현 시대의 변화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뒤로 미루거나 피할수 없는
매일매일의 현실로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아무리 어렵고 괴로울지라도 변화의 기본 틀을 이해하고
몸과 마음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어제의 새로운 방식이 오늘의 구습일 정도로 변화가 빠른,
그로인해 자연히 과도기가 연속되는 시대에 살고있다.

따라서 변화와 동고동락할 수 밖에 없다는, 즉 변화를 생활의 일부로
인식하고 적응하려는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변화의 속도와 내용이 매우 빠르고 복잡다단해지는 현 시대에 있어서
현재는 영원한 과도기이고 하루하루가 과도기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