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외환위기이후 처음으로 미국시장에서 무담보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데 성공하는 등 국내 은행들의 해외차입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이에따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한번에 10억달러 안팎의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외화차입도 잇따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9일 미국시장에서 5천만달러규모의 CP를 발행해 자금을 차입
했다고 발표했다.

리먼브러더스가 주간사를 맡아 발행된 이번 CP는 만기가 3개월에 이자율은
6.7%(리보+1.67%포인트)이다.

기업어음은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무담보 약속어음으로 외환위기
이후 국내은행들이 유럽시장에서 CP를 발행하기는 했지만 미국시장에서
발행에 성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아래서 작년 외평채발행 이후
최대규모인 10억달러 안팎의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재정경제부와 협의중이다.

수출입은행도 발행조건이 좋지 않아 유보해온 해외채권발행을 이번에 신용
등급이 올라간 것을 계기로 다시 시작해 올해 총 20억달러 안팎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관계자는 "당장 외화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나쁜 발행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외에 나갈 생각은 없다"며 "외국투자
은행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시기를 탐색중"
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빛은행은 최근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단기차입금 한도(머니마켓
라인)을 미국 FNBC 뉴욕은행 HSBC 로이드 등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제공
받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다음달초 국제금융공사(IFC)의 주선으로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부터 8천만달러를 3년만기 장기차입금으로 빌려올 예정이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이날 처음으로 올해 발행키로 한 원화표시수출입금융
채권 5천억원중 5백억원을 국내에서 가장 낮은 금리인 연 7.2%에 발행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