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돈을 받고 멀쩡한 사병을 중증 환자인 것처럼 판정해 조기 전역시킨
대규모 의병전역 비리가 적발돼 군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군수도병원 등 전국 8개 군병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정신병 등 질병에 걸린 것으로 조작해 조기
전역한 의혹이 짙은 1백8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특감에서 적발된 1백80명중 1백70명은 지난 94년과 98년 사이에 전역한
부유층 자제들로 입대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신경증과 정신지체 등의 진단을
받아 의병전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별 의병전역자는 국군부산병원이 1백2명으로 가장 많았고 마산병원
38명, 창동병원 7명, 광주병원 8명, 원주병원 6명, 청평병원 4명, 대구병원
3명, 수도병원 2명 등이다.

군검찰은 최근 이들의 명단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 현재까지 J모씨
(56.스포츠용품점 운영) 등 3명의 의병제대자 부모가 군의관 등에게 각각
1천만원의 뇌물을 준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군검찰에 따르면 J씨는 지난 97년 군의관에게 1천만원을 건네주고 대학재학
중에 입대한 아들이 시신경장애가 있는 것처럼 허위진단을 받아 의병전역
시켰다.

의병제대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의관 50여명 대부분이 이미
전역했다.

군검찰은 비리혐의 사실이 드러나는 관련자에 대해서는 서울지검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