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가 이틀간의 일정을 끝내고 지난달 27일 폐막됐다.
정부와 세계은행(IBRD)이 공동주최한 이번 회의에는 전직 국가수반이
5명이나 참석, 김 대통령과 정치지도자 회의를 가졌고 제임스 울펜손 IBRD
총재도 부총재 3명을 이끌고 참석했다.
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야 센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국제회의
특강에서 ''경제발전에는 민주주의적 통치구조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학술토론에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병행 발전할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고 ''시장경제 발전을 위한 시민참여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됐다.
스티글리츠 IBRD 부총재는 경제발전을 위해선 정치 사회적인 접근이
동시에 필요하며 시민의 참여와 정보의 공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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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통치구조와 개혁의 정치경제학이
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민주주의와 개방경제가 가장 효율적인 통치구조라
지적하고 부패를 단죄할수 있는 감독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아시아 위기가 이 지역 경제성장의 제도적 원인에 대한 논란을
또다시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람들은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비효율, 도덕적 해이, 투명성부재를
유발하였던 정부의 잘못된 시장개입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다른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 위기가 금융시장의 갑작스런 자유화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금융시장, 산업관계, 공기업 민영화및 환경문제를 감독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국가기능, 즉 보다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 위기방지에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위기는 단순히 몇가지 정책적 실패에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정치및 제도의 취약점에서 찾아야한다고 해거드 교수는 강조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충격을 관리하는데 있어 민주주의는 독재정치보다
우월하다는 것.
사실 정경유착과 부패는 위기를 초래하는데 있어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시장중심의 정책, 관료집단의 개혁, 투명성등의 정책으로는 그러한 부패를
줄이는데 불충분하다.
정부내 독립적인 기구에 부패를 단죄할수 있는 권한을 줘야하며
정부와 기업의 관계는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
독립적인 기구에 권한이 위임되고 이 기구가 광범위한 이해관련자 집단의
참여와 감시에 의해서 견제될 수 있어야 바람직한 통치형태를 구축했다고
할만하는게 그의 논지다.
또 사회적 낙오자들과 정치적 연대를 발전시키고 보상 성격의 사회정책을
개발하는 것은 경제개혁뿐 아니라 보다 개방적인 경제를 유지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해거드 교수는 국제 금융기관들은 아시아 위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의 역할과 관련해서 국제 금융기관들은 제한된 역할만 수행해야
한다.
위기에 빠진 독재자에게 원조를 거부하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그러나 융자결정을 할 때에는 정책수행의지에 대한 신뢰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다.
토론에 나선 윌리엄 더글라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구조조정이 노동자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효성과 공정성도 확보해야 하며 정책입안과정에 이해당사자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중수 경희대 국제대학원장은 정부주도의 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혜택과 비용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보상메카니즘을
고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력 집중 그 자체를 견제하기보다는 경쟁을 높이도록 하는등 결과보다는
과정을 규제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국제금융기관들과의 긴밀한 협의및 교역이 불가능한 부문의 경쟁력
제고에 개혁의 촛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구미코 이노구치 소피아대 교수는 일본의 관료체계가 2차대전후 외부의
요구와 국내 현실 사이의 괴리를 감안하여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함으로써
안정적인 개혁을 추진하는데 기여한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는 관료체제의 과도한 분화로 이같은 조정기능을 하지 못하고
비전을 제시하거나 사람들을 설득할 능력이 부족하게 됐다고 그는 꼬집었다.
관료집단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성적 불균형으로
인한 폐해때문에 개혁이 시급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