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아름답고 작은 화합의 선율이 울려 퍼진다.

근무시간이 끝난 오후7시-.

비어 있어야 할 강당에 오손도손 모여 선율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바로
국회합창단이다.

지난 93년 화합된 국회를 만들고자 하는 몇몇 직원들이 그 뜻을 모아
"국회합창단"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창단연주회를 열었고 "KBS열린음악회"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몇번의 연주회 계획이 저간의 사정으로 무산된 적도 있다.

그나마 IMF를 맞아 그 존재자체가 유명무실해 지고 말았다.

이달포 오랜 침묵을 깨고 합창단이 새롭게 탄생했다.

"서울 주니어 앙상블"의 지휘자인 박정일(국회사무처 관리국 근무)씨와
반주자인 이효선(한양대 음대 피아노전공)씨를 영입했다.

공개오디션을 통해 단원들을 모집했다.

지난 2월2일의 공개오디션장에는 대학에서 성악과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
어린시절 청소년 합창단 또는 성가대에서 음악을 가까이 했던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지원했다.

바쁜 업무로 평상시 연습시간에는 단원들간에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그러나 그들이 일단 뭉쳤다하면 헌정기념관 강당은 그들의 끼가 마음껏
발산되는 작은 음악회장으로 변한다.

2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까지 폭넓은 연령층, 각기 다른 노래실력, 그러나
우애와 사랑으로 만들어 내는 화음은 "천상의 소리"라 자부한다.

지난 4일 동아리 차원을 넘어 명실공히 국회합창단으로 출범하는 창단식엔
박실 국회 사무총장, 민병석 도서관장, 한기찬 입법차장 등 든든한 후원자와
합창단장인 류충현 공보국장 등 46명의 합창단원들이 참석, 창단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결의를 다졌다.

국회합창단 창단은 문화국회를 구현하는 첫걸음이다.

각종 국회 동호인모임의 활성화 계기가 될수 있어 단원들은 기쁨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매주 금요일 일과후에 모여 맹연습을 하고 있다.

그 성과는 오는 5월31일 국회 개원기념일 즈음으로 예정된 창단연주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합창단원들은 지체장애인 재활시설, 소년소녀 가장돕기 등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가 따뜻한 사랑을 전달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곽현준 < 국회사무처 홍보과 사무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