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이냐 계산력이냐"

대교(눈높이) 재능교육(스스로) 공문교육연구원(구몬) 웅진(씽크빅) 등
국내 주요 학습지 업체간 "수학교재 논쟁"이 뜨겁다.

수학교재는 사고력 중심이어야 하며 자기 교재가 그렇게 만들어졌다는
재능.웅진측에 대해 수학의 기초는 계산력이라는 대교.구몬측의 반박이
논쟁의 시발.

특히 대교 재능 구몬 등 "빅3"간 공방이 뜨거워 신문 방송에 경쟁회사를
공격하는 광고를 싣는 등 확전일로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저마다 오는 2000년부터 시작되는 제7차 수학교육과정에 꼭 맞는
교재를 자처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논쟁 =그동안 줄곧 사고력을 간판무기로 내세워온 재능측은 "계산력
줌심의 반복학습으로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없다"며 지난해말 사고력
논쟁의 포문을 열었다.

재능은 "대교의 교재는 수.연산 등 계산력이 80%를 차지하며 구몬의 경우도
90% 정도가 계산력 문제"라면서 "지나친 반복학습 등으로 어린이가 수학에
흥미를 잃게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창의력.사고력 위주의 교육개혁 방향이 발표된 이후
학습지 업체들이 교재의 내용은 바꾸지 않은채 너나 할것 없이 사고력
위주의 교재라고 "거짓주장"하고 있다고 상대 업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교와 구몬측은 "기초 계산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사고력
이나 창의력도 있을 수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대교는 재능의 수학교재가 뚜렷한 체계가 없이 단지 교과서의 내용을
정리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문제지나 교과서를 통한 학습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학습자의
결손부분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주장한다.

구몬은 한발 더 나아가 중학교 과정까지만 있는 재능의 학습지를 겨냥해
"잡다하게 문제만 풀다 중학과정에서 대충 끝나버리는 학습지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문구가 포함된 광고를 언론매체에 게재하고 있다.

특히 "일부 학습지의 허위광고에 현혹되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결국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는 문구로 재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 배경 =해당 업체 관계자들조차 이번 논쟁이 전례없는 것이라며 그만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입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마켓 셰어 싸움이 치열해지다 보니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
이다.

특히 수학교재의 경우 각 업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여서
경쟁에서 밀리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재 대교 재능 구몬 웅진 등 4개 업체가 보유한 수학회원 수는 1백90만명
정도.

국어가 1백만명, 영어가 60만명인 점과 비교할 때 그 규모를 쉬 짐작할 수
있다.

시기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방학기간은 사실상 학습지업체들에게는 "대목"으로
회원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할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