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시장은 불황이 없어요. 경기가 좋건 나쁘건 언제나 싯가보다
싸게 살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경매를 아는 사람은 경매만 합니다"

경매전문컨설팅업체인 영선코리아 김기수 사장의 지론은 "재테크에는 역시
경매가 최고".

실수만 하지 않으면 손해볼 일이 없는 "밑져야 본전"인 게임이란 설명이다.

수익성은 물론 안정성까지 보장된다는 얘기다.

경매업계의 대부격인 김 사장을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경매의 장점을 든다면.

"확실한 물건을 싸게 구입한다는 것입니다.

일반부동산은 객관적인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지요.

중개인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고요.

그러나 경매에는 감정가격이란게 있어 공신력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많은 조사를 한뒤 결정한 가격이므로 정확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싸게 살 수 있습니까.

"워낙 물건이 다양해 구체적인 수치를 들기는 힘들어요.

대체로 단독주택 다가구 다세대등은 싯가보다 30%정도 싸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아파트는 경쟁이 치열해 15%정도 싸게 사면 잘 사는 거지요"

-그 정도라면 돈 번 사람이 많겠네요.

"부동산거래 특성상 나서서 얘기하진 않지만 실제로 많이 벌었어요.

한번 예를 들어볼게요.

고객중 한사람이 지난 95년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에 있는 연건평 1천5백평
짜리 공장을 3억5천만원에 낙찰받았어요.

감정가 8억원이었지요.

이 공장을 2년뒤인 97년 5월 10억원에 팔았습니다.

그 돈으로 지난해 7월 감정가 15억원인 서울 논현동 근린생활시설을
8억7천만원에 샀다가 최근 다시 15억원에 팔았지요.

4년만에 5배가까운 장사를 한 셈이지요"

-주로 어떤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합니까.

"요즘은 실수요자가 많아요.

1억~2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이 있는 중산층들이 대부분이고요.

퇴직금으로 투자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직종으로 나눈다면 금융기관종사자들이 많은 편입니다.

누구보다 재테크이론에 밝기 때문인 것 같아요"

-경매인구는 어느 정도로 추산됩니까.

"법원에서 경매가 열리면 평균 5백여명씩 몰립니다.

경매를 실시하는 법원이 전국에 26개 있으니 산술적으로 하루에 1만3천명이
참여한다는 계산이지요.

한달에 20일만 한다해도 월평균 25만명입니다.

아마 비슷하게 맞을 겁니다.

경매가 일반인들의 재테크수단중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는 얘기지요"

-경매가 이렇게 대중화된 요인은.

"매스컴의 영향이 컸어요.

컨설팅업체들도 많이 생겼고요.

경매컨설팅법인은 93년 처음 생겼는데 벌써 15개나 됩니다.

일반 중개사들도 많이 참여하고요.

경매방식이 바뀐 것도 영향을 줬지요.

93년까지는 서로 가격을 부르는 "호가제"였어요.

이땐 이른바 "어깨"들이 인상을 쓰면 일반인들이 높은 가격을 내기
힘들었어요.

그러나 94년부터 입찰제로 바뀌면서 경매참여가 편해졌지요.

가격이 비밀로 부쳐지니까요"

-그래도 아직 경매가 남의 얘기처럼 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용어나 법규가 까다롭고 권리분석하기가 힘들어서 그럴겁니다.

일반인들이 남의 주민등록을 떼어보기도 어렵고요.

그러나 전문가들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됩니다"

-프로(전문가)와 아마추어(일반인)의 차이가 클텐데요.

"프로들은 무리한 금액으로 사지 않습니다.

사전에 철저히 분석을 마치기때문이지요.

또 어려운 법률적 문제가 있는 것에 접근하지요.

해결방법을 아니까요.

아마추어들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향이 많아요"

-아마추어들이 경매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우고요.

어려우면 전문가와 상담하는게 최상입니다.

어설프게 프로를 흉내내면 큰 코 다칩니다.

겉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물건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점투성이인
것들이 많아요"

-경매브로커 사기가 많다는데.

"엄격히 말해 사기라고 할수는 없어요.

그러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거래가 성사돼야 수수료를 받기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응찰하라고 충동질하는
것이지요.

제대로 된 컨설팅업체에선 적정 낙찰가격이 얼마인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주고 있어 무분별한 투자를 막아줍니다"

-어떤 분야가 유망합니까.

"일반인들은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안전하지요.

환금성이 좋으니까요.

그러나 자신있다면 토지도 해볼만 합니다.

싸게 사서 개발하면 두배로 이익이지요.

최근 서울 방이동 3층짜리 상가주택을 6억원에 구입한 사람이 이를 솥뚜껑
삼겹살집으로 개조했는데 지금은 15억~16억원 나갑니다.

불과 몇달만이죠"

-경매컨설턴트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는데.

"사회생활이 모두 부동산과 연관됐던게 도움이 됐습니다.

10년간의 건축직 공무원시절 건물비용산출을 익혔고, 설계사무소와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건축관련법과 시장흐름을 배웠지요.

94년 경매에 뛰어들었는데 이때는 경매전문가가 전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겨냥한게 성공한 거지요"

-직업으로서의 경매컨설턴트는 어떻습니까.

"얼마전까지 인식이 아주 나빴어요.

친구들도 이상한 눈으로 봤지요.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재테크전문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어요.

물론 경매꾼이 아닌 확실한 전문가군으로 성장하려면 국가공인기관에서
자격시험을 보는게 필요할 겁니다.

그래야 공부를 더 하지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