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당사(옛 민주당사)를 22억원에 팔기로 가계
약을 맺었으며 3월 말 매각대금을 받기로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 88년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사들인 이후로 10여년간
우리나라 야당 정치사의 생생한 "현장"으로 자리잡았던 이 건물은 한국 정
당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마포구 용강동에 있는 이 당사는 대지 2백36평에 연건평 6백91평 규모(지상
5층, 지하 1층)의 건물로 한때 가격이 4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매입자는 을지로에서 종이 도매업을 하는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나라
당은 세부사항에 대한 공개를 꺼려하고 있다.

마포당사는 지난 91년 야당통합으로 민주당이 주인이 되는 등 11년동안 소
유주가 네번이나 바뀌었다.

또 95년에는 민주당에서 국민회의가 분당해 나가 한때 소유권 다툼이 벌어
지기도 했으며 97년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처음으로 소유권이 여당
으로 넘어갔다.

이번 매각으로 김 대통령이 구입했던 마포당사는 우리 정당사의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역설적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자금난을 덜어준 셈이 됐다.

김용준 기자 juny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