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임곡면 상황마을.

임하댐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50평짜리 온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겉으로는 다른 농촌과 다를게 없다.

그러나 이곳은 "벤처농장 상황마을"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농장 주인인 구천모(42)씨는 인터넷을 통해 상황버섯을 팔아 연간 1억원의
순익을 거두고 있다.

디지털광속경제 시대의 새로운 유통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97년 인터넷에 홈페이지(sanghwang.com)를 개설한 상황마을은 쏟아져
들어오는 주문 물량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교포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온다.

구천모씨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농산물 유통에서 "중간상인"을 없앤 것이다.

농산물 유통은 대개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기까지 3~4단계의 복잡한 유통
단계가 개입한다.

그러나 구천모씨의 인터넷 유통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아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사이버공간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 모을수 있다.

"상황버섯은 kg당 3백만원이 넘는 고가품입니다. 그러나 사이버거래로
유통마진을 줄여 1백만원으로 떨어뜨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구천모씨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은 다음날 바로 택배로 보낸다.

택배비용 5천원을 감안해도 유통비용은 판매가의 1% 미만이다.

누구보다 싸게 팔수 있는 이유다.

그는 인터넷판매만을 고집한다.

유명 통신판매 업체들의 납품제의도 거절한다.

농산물의 새로운 디지털 유통시스템을 구축해 보겠다는 의지다.

그는 "우리 농가도 디지털 광속경제 마인드로 무장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원래 대기업에 근무하는 회사원이었던 그가 귀향한 것은 95년.

버섯 재배에 눈을 돌려 항암효과가 큰 상황버섯 재배를 택했다.

문제는 판로 개척과 홍보였다.

그 돌파구를 사이버 공간에서 찾은 것이다.

"처음에는 별로 기대를 걸지 않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빨리 반응이
왔습니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소비자에게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준 덕택
입니다. 1차 상품인 버섯과 최첨단 정보기술이 어울려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지요"

구천모씨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특성을
살려 해외판매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그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된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mushroommart.com" 등
6개의 새로운 도메인을 벌써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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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디지텅 광속경제" 시리즈는 매주 화/목/토요일자에 실립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