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엔 유로화가 없다"

유로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잡아 갈수록 컴퓨터 사용자들의 불편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로화 로고를 쓸 일은 많아지는데 컴퓨터에 이 표시가 없어 표기할
방법이 없기 때문.

궁여지책으로 영문자 "E"를 대신 쓰기도 하지만 오해소지가 많다.

유럽연합(EU)에선 유로화를 줄여서 "EUR"로 표기하라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업계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나서 유로화 심볼을 넣은 자판
소프트웨어도 내놓았다.

그러나 불편하긴 마찬가지.

이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는데 무려 6시간씩 걸리는 데다 자판을 익히기가
어렵기 때문.

물론 유로화 로고를 담은 새 운영체계(OS)를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글자 하나 때문에 OS를 다시 설치한다는 건 보통 부담이 아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1950년대 남아공이 공식 화폐를 파운드에서 랜드화로
바꾸면서 로고를 "R"로 대체했던 것 처럼 유로화 로고 대신 "E"자를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