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부실채권으로 한몫 챙기자"

미국의 헤지펀드들이 일본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보도했다.

투자 위험도가 크지만 제대로 된 물건만 잡으면 앉은 자리에서 "배장사"를
할수 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의 일본 부실채권 투자기법은 간단하다.

은행과 보험사등 일본 금융기관들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을 아주 싼값에
사서 이를 채무자에게 되파는 것.

부실채권 구입가는 원금의 5-10% 수준으로 거의 공짜다.

이렇게 싼 값으로 부실채권을 인수해 이를 1-2년안에 채무자에게 1.5-2배
가격으로 팔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다.

일본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를 선도하고 있는 곳은 미국의 중견 헤지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탈매니지먼트(CCM).

CCM은 올들어 일본 은행들로부터 25억달러어치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인수비용은 2억4천1백만달러로 채권원금의 평균 10%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CCM은 이중 일부 채권은 해당 채무기업에 구입가의 2배를 받고 넘겼다.

CCM의 일본 부실채권 투자펀드 책임자인 스테판 파인버그는 "일본의
부실채권에 투자하면 적어도 연간 20-2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매입한 후 해당 채무기업에
연락하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기업들이 적지않다"며 투자성공을
자신한다.

채무업체로서는 원래 빚의 20%만 갚으면 채무관계를 완전히 청산할 수
있기때문에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채권을 되사려한다는 것이다.

일본은행 입장에서는 이미 손실로 처리한 부실채권을 헤지펀드에 매각하면
원금중 5-10%라도 건질수 있다.

헤지펀드 업계는 앞으로 일본금융기관들이 팔아야 할 부실채권이 1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중에는 당장 2배 가격에 되팔수 있는 "쓸만한 물건"이 꽤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금융기관의 부실채권에 관심을 갖는 헤지펀드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파인버그는 밝혔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