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차단 속옷을 판매하는 한 중소기업은 얼마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외국에 판매한 대금 1천달러의 결제를 신용카드사로부터 거절당했다.

회사 규모가 작고 거래실적이 미미하다는게 이유였다.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성사시킨 첫 거래가 물거품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이 회사는 궁여지책으로 미국 업체와 손을 잡고 이 회사가 판매대금을
미국의 카드회사로부터 받은후 한국에 송금해 주는 형식으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번거로운 절차에 판매대금의 3% 정도를 꼬박꼬박 수수료로 주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번거롭고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중소기업들 대부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가맹점으로 가입하는 것도 힘든데다 외국과 이뤄진 거래에 대해 결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업체는 해킹을 당할 우려가 있고 신뢰성이 낮아 인터넷을 통한 거래
대금을 결제해 줄 수 없다는게 카드회사의 입장이다.

인터넷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제도나 기반 시설의 개선이
시급하다.

<> 정부의 비전이 필요하다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지난 96년 현재 인터넷보다 1천배 빠른 차세대 인터넷(NGI) 계획을
발표하고 98년부터 1억5백만불을 투입,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연구 및 학술분야에 첨단 네트워크와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차세대 인터넷 구축작업은 21세기 국가간 패권경쟁의 양상을 띠며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초고속 국가망 구축계획은 단순히 현재보다 빠른 인터넷
서비스 제공에만 역점을 두고 있을 뿐 국민의 초고속망 이용촉진을 위한
다양한 응용서비스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의 개발 정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인터넷 국제전용회선 비용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정부가 나서서
마련해야 한다.

현재 인터넷 국제전용회선 요금의 경우 미국외 지역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
(ISP)간 접속은 상호분담이 원칙이나 타지역의 ISP가 미국내 인터넷망과
연결될 경우 타지역 ISP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국제전화와 같이 상호필요에 의해 회선을 구성,이용량에 따라 정산을 하는
체계가 아니라 국내 ISP들이 미국ISP에 접속을 요청하는 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이용이 활성화되고 국내 콘텐츠 증가 등으로 한미 상호간
인터넷 트래픽량의 불균형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 전자상거래 키우자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의 주요 동기로 구매의
편리성 신속성 등을 꼽고 있다.

매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편리하게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사이버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가격은 기존 매장보다 저렴
하지 않다.

오히려 비싼 경우도 있다.

업계에서는 물류 및 유통에 드는 비용이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영세한 쇼핑몰 사업자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별적인 물류체제
를 갖추는 것도 불가능하다.

카드 수수료도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다.

더구나 일부 대형 쇼핑몰 외에는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등록조차 하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거래내역이 드러나는 전자상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생산 유통 판매 등 각 분야가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 서비스 품질 높아져야 한다 =PC통신과 인터넷서비스 이용자들이 급증
하면서 양질의 서비스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소통장애로 인해 원하는 정보는 얻지도 못한채 통신요금 및 정보
이용료만 납부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겨 이용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PC통신업계에서는 회선을 제공하는 한국통신의 문제가 큰데도 전적으로
PC통신사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돌아오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전화통화료 수입과 전용회선료로 상당액을 가져 가는 한국통신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게임방의 폭발적 증가로 인터넷 국제전용회선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해 신청후 개통까지 최고 2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등 전용선 접속이용자 및 인터넷 사업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회선수요가 갑자기 늘어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용자가 크게 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품질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 창업지원 마련하라 =인터넷 관련 분야중 창업이 가장 활발한 것은
정보제공업(IP)이다.

정보통신망이 고도화되고 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콘텐츠가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국내 IP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고급 데이터베이스(DB)를 생산
하지 못하고 있으며 멀티미디어 DB의 개발도 미흡한 실정이다.

저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야 한다.

또 조세감면 등의 혜택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보이용료는 PC통신회사와 IP가 계약에 의해 50% 정도씩 나누고 있다.

그러나 정보이용료에 대해 PC통신회사와 IP가 각각 따로 세금을 물고 있다.

DB업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높은 세금을 물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PC통신의 정보이용료는 거의 대부분이 종량제다.

미국의 경우 무료에서부터 종량제, 정액제, 건당 요금제 등 다양한 정보
이용료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콘텐츠의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 내고 DB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와함께 창업장소, 공동장비 시설, 기술정보 등의 제공을 늘리고 영세한
콘텐츠 제작업체에 자금 및 보증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규모가 확대돼야 한다.

< 정리=양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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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 주신분 = 홍동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
송윤철 정보통신진흥협회 정보화지원팀장,
박영신 데이콤 부장,
위의석 아이네트 부장,
이기형 인터파크 사장,
김현기 한국PC통신 서비스기획팀장,
김정호 삼성SDS 과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