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이달말 파운드를 유럽 11개국 단일통화인 유로로 전환하기 위한
개략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영국 총리실 소식통들이 2일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유로화 전환에 관한 문제가 현재 블레어
총리 내각에서 주된 의제로 다루어지고 있다"며 "전환계획이 이달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현재 유럽연합(EU) 참가국이면서 단일통화에 참가하고 있지 않은
스웨덴 덴마크 그리스 등 3개국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가입국 4개국 가운데 그리스는 인플레와 재정건전도 등에서 기준에
미달돼 참여가 거부됐지만 스웨덴과 덴마크는 자발적으로 유로에 가입하지
않았다.

노르웨이는 두차례에 걸친 국민투표에서 아예 유로가입 자체를 거부했었다.

영국의 이번 전환계획에는 파운드를 유로로 바꾸는데 필요한 국민투표 실시
일정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블레어 총리와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오는 2002년 중반에 치러질
총선 이후에 유로에 참여하기를 희망해 왔다.

총선전에 유로에 가입해 유로가입을 주권포기로 여기고 있는 영국 국민들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브라운 재무장관은 작년말 유로참여를 원하는 재계의 요구를 의식,
영국 기업들이 유로화 채권을 자유롭게 발행하고 은행계좌를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가입가능성을 열어 놓았었다.

그동안 영국 재계는 국민들의 유로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도록 압력을 가중시켜 왔다.

기업들은 "2002년 봄 총선후에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가입 여부를 묻는다면
영국의 모든 산업은 망하고 만다"며 "추상적 내용이 아닌 구체적 가입
일정을 못박아 달라"고 요구해 왔다.

재계는 세계 외환거래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50개 대규모 국제은행의
본부가 있는 금융도시 런던의 위상이 단일통화의 급부상으로 흔들릴 것을
우려해 왔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영국 국민들이 유로 참여를 영국의 주권 양도이며
정체성의 상실이라고 생각해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며 이에 반대해 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