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디자인은 상품경쟁력과 유효수요를 결정하고 신수요 창출을 통해 고용
증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디자인이 IMF 극복의 전략적 대안이자 21세기
국가경쟁력 강화의 관건으로 떠오른 건 이런 까닭이다.

디자인 진흥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감안할 때 대기업 디자인담당
부서장으로 구성된 전경련 산업디자인협의회(산디협)가 무역투자진흥확대회의
와 같은 대통령 주재 "산업디자인진흥회의"개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적극
검토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행사 자체가 당장 구체적인 결과를 낳진 못한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대통령
의 디자인정책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정부관계자는 물론 기업과 사회 전반에
디자인 중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해당분야의 의욕을 북돋울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1세기 디자인한국 건설을 위해서는 정책관계자와 기업, 일반의
디자인의식 확산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 부설
산업디자인대학원이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디자인최고위과정과 디자인경영
포럼을 신설하여 오는 3월부터 운영하고, 내주초 "디자인비전 21"을 선포키로
한 것등은 이같은 분위기 조성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자인비전 21"은 올부터 2001년까지를 디자인진흥 황금기로 정하고
2000년 세계그래픽디자인대회(ICOGRADA),2001년 세계디자인총회(ICSID)와
"디자인 밀레니엄엑스포" 개최를 통해 한국디자인의 국제화를 완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2001년 디자인의 해" 공포,창의적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혁신,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 선정 내실화, 디자인경영대상
신설도 포함한다.

분위기 조성과 함께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지원 또한 시급하다. 정부내
디자인 담당조직및 예산을 확충하고 산업디자인에 대한 정책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늘리며, 제품디자인에 국한된 기술및 인력개발부문 세액공제를
환경 시각포장 등 디자인 전분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디자인강국을 세우려면 문화예술 진흥과 청소년및 소비자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디자인진흥에 필수적인 국내수요 증진은 소비자의 안목
향상에 기초하는 만큼 국민 전체의 미적 감각을 높이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디자인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것은 단순성과 세련미를 강조하는
세계 추세와 달리 어딘가 "디자인했다"고 보이는데 집착하는 탓이다. 전통성
의 지나친 강조도 금물이다. 한국미에 매달리면 세계성과는 거리가 먼 디자인
을 양산하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끝으로 고급디자인을 가시화시킬수 있는 기술인력 양성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인력과 뛰어난 기술없이
디자인명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