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위기상황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시가 파산했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잇따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레알화 폭락사태는 멈추질 않고 있다.

외국자본의 브라질 탈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등 국제금융계의 지원 소식이 전해지고 있긴 하지만 위기진화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

현지 일간지인 "폴라 드 상파울루"지는 27일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시가 파산했다"고 보도해 국제금융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던졌다.

신문은 상파울루시가 중앙은행인 "방코 도 브라질"에 갚아야할
2억5천만레알을 갚지못해 지불기일을 60일 넘긴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채권시장에서 중남미 정부가 발행하고
미 정부가 보증한 브래디채권 가격이 개장초 크게 떨어졌었다.

호세 안토니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시 재무장관은 그러나 "상파울루시는
모든 부채를 제대로 갚고 있다"며 신문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국제금융계에
적지않은 불안감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브라질 레알화 가치는 연일 폭락하고 있다.

레알화 가치는 이날 한때 달러당 1.925레알까지 떨어져 환율방어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달러당 2레알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2일 평가절하 직전 환율은 달러당 1.21레알이었다.

외자유출도 하루 평균 4억달러 수준에서 계속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26일에도 3억3천9백만달러가 빠져나갔다고 집계했다.

이처럼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방코 도 브라질은 연일 금리를 인상하는
등 도피하는 달러붙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의회도 퇴직공무원 연금지급액을 25% 축소하는 연금개혁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긴축재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방코 도 브라질은 이날 하루짜리 콜금리를 1.5%포인트 인상해 연 34%로
올린데 이어 28일에도 추가로 1.5%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관들
이 재정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브라질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브라질 정부가 앞서 밝힌 개혁프로그램을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