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검찰에 "999인사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999태풍"은 1999년의 뒤 세자리를 딴 것으로 이종기변호사의 수임비리사건
이 터진이후 법원과 검찰이 맞고 있는 위기를 빗댄 말이다.

아홉수가 세개인 해에 법원과 검찰이 한꺼번에 살수에 걸린 것이다.

법원과 검찰은 이 변호사사건으로 대규모 징계 및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
해졌다.

법원은 여기에다 현직판사 10여명이 명예퇴직신청을 신청, 바람잘 날이 없다

또 오는 9월과 8월에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이 임기만료로 동시에 물어나게
돼있다.

<>검찰

검찰은 이종기 변호사사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키로 했다.

이변호사사건 연루자중 향응과 금품을 동시에 받은 검사는 이유를 불문하고
사표를 받을 방침이다.

현재 법무부와 검찰이 예상하고 있는 인사대상 인원은 무려 5백명가량.

전체 검사 1천1백여명의 절반가량이다.

검사장급 인사는 의외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 누가 사의를 표명했고 누가 검사장급으로 승진할 것이라고 말들이
많다.

이미 2명의 고검장이 퇴진을 결정했고 2명의 검사장이 사표 제출을 고려중
이다.

이에따라 사시 6~7회가 차지하고 있는 고검장 자리에 8~9회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유임되는 고검장중 한명이 차기 검찰총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빈 검사장자리에는 사시12~14회가 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호남지역 인물들의 약진이 주목거리다.

하지만 퇴진을 종용받고 있는 일부 검사장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사표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대법원은 대전비리연루 판사에 대해 선별적 처리방침을 굳혔으나 검찰의
징계와 수위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연루 검사들이 옷을 벗을 경우 판사들도 형평성차원에서 사표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속에 부장급 판사들이 대거 명예퇴직을 신청해
명퇴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마감된 명퇴신청에서 서울지법 민사법원의 C모, K모, Y모, J모
부장판사등 4명이 명예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지법 일부 판사들중 10여명도 이에 가세해 퇴직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6명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인력난을 걱정하고 있다.

올해 명퇴신청자가 늘어난데는 대전 법조비리로 인한 법원의 사기저하가
크게 작용했다는게 법원 안팎의 설명이다.

명퇴를 신청한 한 부장판사는 "이종기 변호사 문제로 판사들이 비리의
온상으로 여론에 비춰지고 있다"며 "과다한 업무에 치이고 보수도 열악한
판사직을 그만두고 변호사로 개업하는 게 낫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오는 2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천경송 대법관이 임기만료돼 후임자가
누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 김문권 기자 mkkim@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