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노동부장관은 15일 "인턴사원제와 전문자격증 취득훈련 등에
5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10만명의 고학력 미취업자들에게 혜택이 돌아
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낮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1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오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박경렬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대학은 지금
절망에 빠져있으며 우리는 각 대학 총학생회장으로서 청년실업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며 이 자리에 섰다"며 "주무부서 장관의 책임있는 답변을
기대한다"며 다소 무거운 인사말을 건넸다.

이기호 장관은 맥주를 주문해 총학생회장들과 잔을 나누며 대학 시절의
추억 등 가벼운 화제를 꺼내며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애썼지만
식사가 끝나자 마자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박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김병기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먼저 "인턴사원제
가 기업들에 의해 악용되는 사례가 많은데 "인턴사원제 악용 감시 특별
대책반"을 설치할 계획은 없는가"고 물었다.

또 "노사정위에서 합의된 실업자 노조는 전직 실업자만 가입할 수 있고
신규 미취업자들은 자격이 없는데 이는 신규 미취업자들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영수 중앙대 총학생회장은 "취업연령 상한제를 두는 기업들의 관행
때문에 취업을 포기하는 선배들이 많고 이는 근로기준법에도 위배되는 것"
이라며 취업연령 상한제 금지를 명시한 특별법 제정의사를 물었다.

<>.답변에 나선 이 장관은 "인턴제 악용에 대한 별도 대책반을 만드는 것
보다는 근로감독관을 통해 악용사례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며 "각
대학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접수해 노동부에 넘겨주면 편법이 없도록 조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또 취업연령 상한제 폐지에 대해 "법률을 만들기보다는 사용자
단체에 나이로 인해 채용기회를 잃는 사람이 없도록 권고하고 있고 최근
경총이 자율적으로 연령 상한을 두지 않기로 결정한바 있다"면서 "노사 협의
를 통해 각 사업장별로 취업연령 상한 폐지가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
이라고 답변했다.

학생들은 이밖에도 구직활동 지원비 확대, 전문대 졸업생 취업난, 여대생
취업대책 등에 대해 쉴새없이 질문을 던졌고 이 장관은 "학생들의 아픔을
충분히 공감하며 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